거미줄.JPG


집단지능/신금재


로키에 홍수 나던 날

정원 배수로 옆

불개미 굴에도 물난리 났다


번데기와 알들이

물에 떠내려갈 때

강가 옆 사람들은 

물이 차오르는 담장을 바라보며

수치를 재고


불개미들이 서로의 앞다리를 엮어

뗏목을 만들면

뗏목은 마침내 다리가 되었다


사람들은 피난민 행렬로

대형버스에 올라타 떠나고


육지에 다다른 불개미들이 

알과 번데기를 정박항에 내려

여왕개미를 수호할 때

사람들은 

정부에서 주는 

수재지원금 카드를 부러운 눈으로 바라보았다


집단지능으로 

홍수에서 살아남은 불개미들이

미래는 있다고 한숨 돌릴 때

사람들은 

홍수피해 보상금이 적다고 불평하는데


이민 살이, 또 다른 홍수의 삶

우리는 무엇으로 살아가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