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편 한 여자 (25)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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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가 안으로 들어가니 자리에 앉아 있던 현수가 일어서며,

 

? 언니! 아프다고 서울로부터 현이사님의 가 보라는 부탁전화받고 왔는데이리 오래 외출하는 것 보니 괜찮은데  그리 걱정을 하셨네.“

? 오느라고 수고했구나. 만나서 반갑다. 내일은 귀가하려고 했어너에게 전화연락할 경황이 아니었어. 미안하구나.“

? .. 그래? 그런데, 소연이는 어떻게 연락받고 언제부터 여기 있는 거야. ?

?..........“

 

 아니 이 얘가 지금 무엇 하는 거야. 심문?

 

? 현수언니, 저는 어제부터 왔어요.  아주머니가 링겔주사 맞으시며 거동이 힘들어 은지친구 되어주고 있었어요.“

 

소연이가 여자대신 상황을 설명한다소연이 하는 말을 듣는지 마는지 하던 현수가


? 언니, 인사해교수님 대학반주자 헬가씨야.“

? , 안녕하세요.“ 여자가 간단히 인사를 한다.

 ? , 저는 헬가입니다. 지난번 방송을 통해 제이드씨의 소식은 들어 왔습니다대단하십니다. 까다로우신 로렌스 교수님의 마음에 드시게 반주를 하신다니.. 반갑습니다.“

 

로비에 서서 인사를 나누는데 파울이 들어온다.

 

? 아니? 어떻게 된 것이에요. 헬가여기를 다 찾아 오고내가 당분간 좀 쉰다고 했던 것 기억 안 나는 것이에요?“

그동안 여자가 보아 오던 모습이 아닌 표정으로 파울이 헬가를 다그친다.

 

? 로렌스 교수님, 말씀을 어찌 제가 잊겠어요그런데, 현수학생이 제이드님을 꼭 만나야한다고 해서 제가 운전해 온 것이에요.“ 헬가는 쩔쩔매며 어찌할 줄을 모른다

 

? 교수님! 제가 서울의 은지아빠 연락을 받고 찾아 오면서 초행길이라 헬가씨에게 운전부탁한 것이에요서울에서  걱정이거던요.  그런데 와 보니 괜한 걱정한 듯하군요.“

 

뾰족한 날이 선 현수의 말에 파울이 기분 상한 표정을 한다.

 

? 현수야. 모두들 걱정을 끼쳐 미안하지만 너의 표현은 좀 그렇구나내가 아직도 몹시 아파야 네 걱정에 맞다는 거니? ?

 

파울과 헬가는 여자가 한국어로 현수에게 하는 말을 이해는 못 하지만 여자의 어감이 착 가라앉은  것에 심기를 헤아린다.

 

? 현수! 우리 이제 돌아갑시다. 제이드님이 내일은 비엔나로 귀가하신다니.. 자, 그럼 내일 만나도록 하고 어서 갑시다.“

 

헬가가 서둘러 돌아가자고 말하는 것을 본 파울이,


? 헬가! 이렇게 멀리까지 왔지만 그냥 돌아가는 게 좋겠소제이드가 오늘 연습을 많이 하여 피곤해서 쉬어야  할 것이니 다음 기회에 좀 더 이야기를 나누기로 하고. 그리고 현수! 걱정하게 하여 미안하지만  예정대로 내일 돌아가니 오늘은 돌아가고 서울에서 연락이 또 오면 내일 귀가한다고 해 주어요이미 그분과 제이드가  연락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었는데.. 은지가 승마하도록 허락도 하셨으니..! 제이드는 어서 올라가서 쉬어요.“

 

파울이 단정적으로 얘기를 하자 현수와 헬가는 돌아갈 준비를 한다.

 

? 현수야!  내일 귀가하면 전화할게. 그럼 잘 가라.“

? 전화? 아니. 안 기다릴거야. ?  거절하며 휙 돌아선다.

 

? 이모! 벌써 가? ?

? ! 너의 엄마와 교수님이 가라잖아.. , 간다

 

어린 애에게도 쌀쌀하게 말하다가 다시 파울을 향해 ,

? 교수님! 저의 성악지도는 언제 해 주실 거에요. 입학시험도 얼마 안 남았는데 ...“ 따지듯이 묻는다.

 

? 현수 학생! 대학 사무실에 내가 언제 다시 나간다고 이미 말해 놓았으니까 대학에 물어봐요지금은 내가 대학에 있는 게 아니라 개인시간에 있는 것입니다분명히 현수학생이 알아야 하는 게 있어요. 현수 학생은 아직 정식학생이 아니에요. 시험준비 중이지요. 정 내 시간을 기다리기가 어려우면 내일이라도 내 대신 다른 교수를 알아보아요잘 생각해 보고 헬가에게 연락해 주어요.

그리고 헬가! 당신은 잘 알만한 사람인데 오늘 하는 일을 보니 이해가 안 되는 군요.“

 

파울이 현수에게 하던 말을  조심히 듣고 있던 헬가는 자신에게 하는 파울의 말에 당황한다.


? , 로렌스 교수님, 정말 죄송하게 되었어요. 연주를 위한 촬영 후 쉬신다는 말을 잊고 이리 찾아와 방해를 해서 .. 다음에 학교에서 뵙고 말씀드리지요, 이제 돌아가겠습니다. 편히 쉬세요. 그리고 제이드님, 다음에 연주회때 꼭 뵈올께요. 건강 속히 회복하세요 . , 현수! 가자고..“ 헬가가 먼저 밖으로 나간다.

 

? 교수님, 안녕히 계세요. 언니, 은지 그리고 소연이도..“ 풀이 죽어 현수가 헬가 뒤를 따라 나간다.

 

여자는 갑자기 기운이 쭉 빠져서 의자에 앉는다.

? 아줌마! 얼굴이 하얗네요. 아프셔요?“

? 아니, 좀 어지러워서... ?

? 제이드, 왜 어디가 힘들어요?“ 파울이 놀라서 여자의 머리를 집는다.

? 아니에요. 좀 앉아 있으면 될 거에요그런데 애들이 저녁을 먹어야 할텐데...“

? 아줌마, 우리들 조금 전에 현수언니하고 같이 교수님께서 준비 해 놓으셨던 간식 먹었어요.아직 배 안 고파요. ?

? 그러니. 그럼 나 좀 방으로 데려다 줄래? ?

? , 자 저한테 기대세요.“ 소연이 여자를 이르키며 어깨에 여자의 팔을 두른다.

 

? , 소연! 나 한테 맡겨요.“ 파울이 재빠르게 여자를 부축하며 위층으로 올라간다.

 

여자의 방에 들어서는데 전화 벨이 울린다.

 

?여보세...“  여자의 말이 마치기 전에 수화기 저편에서 성급한 음성이 들린다.

.... 당신, 어떻게 된 거요? 아픈 사람이 방에 없고  통화가 안 되어서  걱정했는데현수가 안 찾아 갔소?

? 왔다가 갔어요.내일 비엔나집으로 간다고 어제 통화 때 얘기 했었..’

 

또 말을 끊으며,

.... 그래도 오늘 통화가 안 되니까 . 그런데 어디를 갔다 온 거요 대체?

? 피아노 연습하고 왔어요... 그리고 이제는  괜찮아요.“

....도대체 무슨 반주를 맡아서 그리도 열심이요. 내참..

? 은지 바꾸어 줄까요? ?

...그래 주구려

 

엄마가 통화하는 것을 유심히 듣던 은지에게 수화기를 넘겨주고 창가로 가서 바깥쪽을 내다본다파울과 소연도  은지의 통화가 끝나기를 기다리며  여자 옆에 서 있다.

 

?엄마! 아빠 바꿔줄까?“ 통화를 마친 은지가 묻는다.

 

조금 전 두 번이나 상대방 말이 끝나기 전에 끊었던 것처럼 또 끊을 것을 생각하며 손으로 아니라고 흔들어 준다.


? 아빠! 엄마가 안녕한다고 손 흔들어요 . 그럼 나도  아빠 안녕!“

 

아니? 저 애가 어찌 천연덕스레  내가 안녕한다고 하나..

 

통화를 마치자 여자에게 와서 꼭 안긴다.

? 엄마! 오늘 엄마가 막 보고 싶었어. 현수이모가  화나서 그랬나봐자꾸 엄마 왜 안 오냐고 물으면서 말야. 에이 속상해.“

? 미안, 은지. 엄마가 연습하다가 시간 가는 줄 몰랐어은지야  우리 맛있는 저녁 먹고 재미있게 놀자 ?

? 정말 엄마? 우리 포커 놀자.. 소연 언니가 가르쳐 주었어. 그치 언니? ?

? , 그래. 그런데 엄마가 피곤하신 것 같은데.“

? 소연아 괜찮아 이제 좀 쉬고나서 . 저녁 먹고 포커하자.“

 

조용히 옆에 있던 파울이 포커라는 단에에 눈치를 챘는가,

? 포커를 하려고 해요? 나도 같이 합시다. ?

? 어머!  파울도요? 은지야, 교수님도 같이 하잰다.“

? 아이! 신나라!“ 손벽까지 치며 딸애가 신나하는 모습을 보며 여자의 맘이 찡해진다.

 

?파울! 저녁은 호텔식당에서 제일 맛있는 것으로 먹어요오늘 저녁이 여기에서 마지막이잖아요. 아주 멋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 ?

?그러지요. 제이드, 그러나 마지막이라는 것에 의미를 주지 말고 .. 또 다음에 오기를 바라면서 ..“

 

그래요. 파울 . 당신 맘대로 해요.

 

(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