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주박 


하얀 박꽃 

조롱박 꽃

하늘하늘 피어나면

달빛 따라와 머물고 

이슬 머금어 단단해지면 

시어도 영글어간다


마침내

반으로 갈라지면

숨길 수 없는 속내

씨앗은 아기의 옹알이

부드러운 속은 위로의 언어


긁어내고 삶아지는 

인내의 시간 속에

다시 태어나면


표주박 한 잔의 시

우물가 여인 생명수 

세상의 목마름 달래주고

아픈 가슴 어루만져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