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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나무  / 김옥인

 

이른 봄 뿅긋이 

어린 손이 나오며 하늘거리더니


어느 새 여름빛에 

싱그럽게 펼치는 너를 바라보며

나 또한 손을 펼쳐 

하늘 향해 싱싱했었지.

 

그러던 네가 이제는 

빠알간 잎으로 온몸을 태우니

너와 내가 하나가 되어 

이 가을에 흠뻑 물들었네.

 

그리고는 네가 모두 떨구어 

가벼워 지는 즈음

나는 더욱 더 끼어 입고  

낙엽을 밟을 거야.


너와 나는 이렇게 다르구나.


(2015년 10일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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