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안의 아이/신금재



짧게 자른 단발머리

구호물자 원피스 

두 동생 보살피느라

마음 놓고 놀지못하는 일곱 살 소녀


불러내어 어깨 토닥여주며

장사나간 엄마 대신 

고생 많았지 위로해주면

그제야 웃으며 

들판으로 달려나간다

 

지휘자 선생님 먼발치 짝사랑

소녀상으로 해맑게 웃어도

젓가락 행진곡 뒤로 사라진 그림자 못 잊어


교회 언덕에 앉아있던 

그 아이 안아주면

첫사랑 기억에 얼굴 붉어진다



지천명 지나

마음공부 하면


무의식 속 빙산 상처 

악몽으로 

죄책감으로

집착으로 짓눌러도


마침내 눈물 한 방울로 찾아오는

깊고 깊은 참 나의 마음


내 안의 아이

조용히 불러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