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Tchaikovsky - Valse Sentimentale
9월의 꽃/ 김옥인
해 가리게 아래
모든 것을 내려 놓으며
땅바닥에 자리를 만들고
한가히 책을 읽다가 잠이 들었네.
선선한 느낌에 눈을 뜨니
바로 코앞에 한들거리는
여리디 여린 꽃들이 보이네.
이제 9월이 깊어가며
서서히 사라지겠구나.
무리지어 피어
8월의 축제를 아름답게 해주었지.
수고했다 잊지 않으마.
너희들의 씨를 모아
내년에는 더 넓게 뿌려주리라.
(2016 년 9월 11일 동알프스에서)
아직 가을이라기에는 좀 이른 9월의 중순도 안 되고 있다.
그러나 선선한 공기는 이미 가을을 느끼기에 충분하다.
지난 여러 달 동안의 긴장으로부터 벗어나
두 주간을 전원에 지내며
어찌나 한가롭던지...
해 가리게가 해의 위치에 따라 가리는 부분을 변동했다.
응지를 찾아 무거운 의자를 움직이기 어려워서
차라리 담요를 땅바닥에 깔아 가볍게 응지로 움직이며 누워서 책을 읽었다.
그중에서
나의 문화편력기 /김창남 (클릭) 를 읽었다.
춘천태생으로서
성장하여 어린시절을 더듬으며 적은 글이다.
읽으면서 웃음을 짓는 때가 있는데,
소년과 소녀의 관점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남녀의 차이는 이렇게 어릴 적부터 판이하게 다르다는 것을 실감하며 읽었다.
잠시 잠들었다.
눈을 뜨니 하늘 거리는 꽃이 가깝게 보이는 것이다.
손쉽게 손전화 사진기로 배를 엎드린채 잡아 보았다.
조금씩 눈높이를 올리며 일어나면서도 잡아 보았다.
눈앞의 여린 꽃뒤로 아직도 만발한 여름의 잔상에
마음을 비우며 내년을 내다 보았다.
이 감상을 적은 시가 ' 9월의 꽃' 이다.
차이코프스키의 ' 감상의 왈츠'는
다른 작곡가의 왈츠와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김창남 작가가 언급했던
'어린시절 단조의 선율이 장조보다 더 감동을 주었다고 ..'라는 글이 떠 올라서
배경음악으로 넣는다.
(더불어 이 귀한 책을 고국으로부터 보내준 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감상적인 왈츠
Valse sentimentale, Op.51 No.6
Pyotr Ilich Tchaikovskii (1840∼1893)
왈츠를 사랑한 차이코프스키는 자신이 발표한 모든 장르의
음악에 왈츠를 삽입했다. 그의 3대 발레 음악인 "백조의 호수"
"잠자는 미녀" "호두까기 인형" 속에 넘쳐흐르는 아름답고
유명한 왈츠 선율들은 말할 것도 없고
피아노 소품 "감상적인 왈츠" "나탈리아 왈츠", 실내악 트리오,
교향적 모음곡 중 "멜랑콜릭 왈츠", "교향곡 5번 3악장의 왈츠",
"현을 위한 세레나데" 등등..그리고 오페라에도 왈츠를 사용했다.
차이코프스키의 왈츠에 대한 사랑은 아무도 못말릴 정도였으며
그리하여 융성해진 러시아의 왈츠는 볼세비키 혁명 이후의
20세기 러시아 음악과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아람 하차투리안"등의 음악가들로 그 전통을 이어 나갔다.
흐르는 감상적인 왈츠는
차이코프스키의 "피아노를 위한 6개의 소품"에 속해 있는 곡..
피아노를 비롯 바이올린 첼로 트렘펫 등으로 편곡되기도 했으며
편곡 버전들과 함께 많은 사랑을 받고있습니다.
전원에서의 다짐.
시아버님께서 가꾸시던 전원에도 가을이 다가오고 있었다.
며칠 후에 나오신다는 전갈을 받고 미리 정리를 하러 갔다.
우리가 통상 지내는 전원으로부터 30분정도 떨어진 곳이라
미처 따지 못한 자두들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아버님께서 직접 가꾸시던 때에는 모두 수확하셨을 텐데.. 생각하니 죄송하다.
연로함을 스스로 느끼시자 자식들에게 미리 주시며 ' 이제 너네들 몫이니 잘 가꾸거라' 하셨었는데...
담요를 깔고 주위의 것들을 하나 둘 주어 먹으며
다음부터는 좀더 일찍 거두어야 겠다고 다짐한다.
이채
피었다 지는 것이
꽃만이 아니고
늘 푸를 수 없는 것이
잎만이 아니더라
당신과 나의 사랑이 그러하고
당신과 나의 인생이 그러하고
꽃은 져도 열매를 맺고
잎은 늙어도 거름이 되나니
어찌 허무하다고만 하리오
태양이 가장 고울 때는 노을이고
잎이 가장 붉은 때는 가을이니
어찌 서글프기만 하리오
천지신명의 일을 알 수는 없어도
생의 오묘한 의미가 이 가을에 있나니
어찌 가을을 외롭다고만 하리오
제가 요즘 산림아카데미 두 강좌 수업을 받고 있는데.... 옥인후배와 나누고 싶은 얘기가 많아요.
우리나라는 지금 힐링숲을 나라가 넓게 가꾸어 국민건강에 이바지하고자 애를 씁니다.
한번 홈피 방문해 보세요 (www.forest21.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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