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 숭 아 가지마다 땡볕 속에 달이고 달인 조갈 나는 그리움을 달고 검붉게 맺혀 있다. 새벽부터 쏟아지는 폭염(暴炎)이 온종일 가실 줄 모르는 삼복(三伏)같이 타는 가슴. 어이하리 다스릴 수 없는 사랑이 여름 태양처럼 타고 있는 걸. 그래도 만년설(萬年雪) 같은 그대는 바람처럼 가끔씩 와 온 가슴 진이기고 가네. 그대가 가고 나면 지천(地天)에 밟힌 꽃잎. 짧은 밤 처연한 사랑, 손톱 끝에 물든다. 강명희 이 게시물을...
밤 새 비바람이 친 날 아침 마당에 나가 보니
봉숭아가 꽃송이들을 피처럼 떨구고 있었다.
그리고 몰려온 삼복 더위.
삼복 더위와
짧은 여름밤과
봉선화 붉은 꽃잎이
젊은 날엔 왜 그리 처연히 다가오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