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프린스 아일랜드 파크에 다녀왔다.
이 파크는 캘거리 한 복판을 가로지르는 보우강  한 쪽으로 만들어진 작은 섬인데 많은 철새들이 묵어가는 곳으로 유명하다.

매년 여름마다 이 곳에서는 세익스피어를 공연하는데 올해가 17주년이라고 한다.
주리어스 시이저와 말괄량이 길들이기를 교대로 공연하는데 우리가 간 어제 저녁에는 시이저 공연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 곳 캐나다가 영국 문화권이라는 것은 관공서마다 여왕의 사진을 걸어 놓았고 여왕의 생일에는 전국민이  공휴일로 하루를 즐기는 것 뿐만 아니라 캐나다의 역사 자체가 영국으로부터의 독립과  함께 시작됨을 알 수 있다.
세익스피어 작품들은 고등학교 영어의 필수 과정이기도하다.

어제는 딸 안젤라가 그 곳에서 볼룬티어(봉사활동)를 하기로 되어 있어서 함께 간 것이다.
팜프렛 책자를 손님들에게 나누어 주는 일인데 우리는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봉사가 끝나면 공연도 보기로 한 것이다.

보우강을 건너는 다리 난간에는 각종 색깔들의 꽃들로 장식을 해 놓았고  강물 위에는 오리들이 평화롭게 노닐고 있었다.
다리 옆에는 밴조로 오! 수잔나를 연주하는 거리 악사도 보였다.

공연 15분 전 나팔 소리와 함께 공연이 곧 시작됨을 알리는 안내방송이 나왔다.
수백년은 됨 직한 거대한 나무들 사이에 무대는 설치되었고 나무들 사이로 다람쥐들이 달려가는 모습이 보였다.
출연자들은 저마다 맡은 역할을 마지막까지 연습하고 스탭들은 무대를 설치하느라 동분서주하고...

관람객들은 잔디에 깔고 앉을 담요와 혹은 의자들을 가져왔다.

시작을 알리는 사인과 함께 감독인 마틴이 시커먼 선글라스를 끼고 까만 진바지를 입고 무대로 뛰어올라왔다.
작품선정에 도움을 준 그의 딸 레베카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스폰서를 해 준 모든 단체와 여름 내내 땀흘리는 출연자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시이저는 세익스피어가 영웅전에서 소재를 얻어 쓴 로마사극이다.
시이저와 그의 부인 역을 맡은 배우는 전통적인 왕실의 옷을 입고 출연했지만 카이사르, 캐시어스, 부르투스등은 양복을 입고 출연했다.
감독이 인사글에서 말한 것처럼 그는 시이저를 통해서 현대인의 평화를 갈구하는 마음을 전하고 싶었을 것이다.

연극이 후반부로 진행되어가면서 저녁해도 서서히 지고 있었다.
우리는 연극대사를 알아듣는 부분도 있었고 전혀 이해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는데 끝내 그 유명한 "주사위는 던져졌다"라는 대사는 발견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