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바지 가을의 향내 ** 갑자기 내려간 기온에 오늘은 시린 손 호호 불며 몸을 웅크린다 그래도 춤추듯 내려와 창틀에 걸린 햇살은 눈이 부시고 시린 가슴 한켠에 깊숙이 고개 들이밀며 마음을 달래 주는데 마른 잎 다 떨구고 벗은 몸으로 서 있는 창밖 나무가 겨우 잠들려 하는 그리움을 헤집어 나뭇가지 끝에 매달고 두 손 모은다 땅위에 딩구는 잎새의 아픔을 끌어모아 새눈이 돋을 자리 감싸며 인고(忍苦)의 시간을 더듬어 가는 나무들의 숨죽인 몸부림이 스산한 가슴을 저리게 하는 유리창 너머 그 곳엔 마른 잎 이별위로 꿈이 어리는데 나는 가을 끝자리 귀퉁이에서 싸한 코끝에 묻어나는 그리움의 향을 허공에서 더듬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