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막바지 가을의 향내  **
                      
                      
                      
                      
                      
                      
                      갑자기 내려간 기온에
                      
                      오늘은
                      
                      시린 손 호호 불며 몸을 웅크린다
                      
                      
                      
                      그래도
                      
                      춤추듯 내려와 창틀에 걸린 햇살은
                      
                      눈이 부시고
                      
                      
                      
                      시린 가슴 한켠에
                      
                      깊숙이
                      
                      고개 들이밀며 마음을 달래 주는데
                      
                      
                      
                      마른 잎 다 떨구고
                      
                      벗은 몸으로 서 있는 창밖 나무가
                      
                      겨우 잠들려 하는 그리움을 헤집어
                      
                      나뭇가지 끝에 매달고 두 손 모은다
                      
                      
                      
                      땅위에 딩구는 잎새의
                      
                      아픔을 끌어모아
                      
                      새눈이 돋을 자리 감싸며
                      
                      인고(忍苦)의 시간을 더듬어 가는 나무들의
                      
                      숨죽인 몸부림이
                      
                      스산한 가슴을 저리게 하는 
                      
                      유리창 너머 그 곳엔
                      
                      마른 잎 이별위로 꿈이 어리는데
                      
                      
                      
                      나는
                      
                      가을 끝자리 귀퉁이에서
                      
                      싸한 코끝에 묻어나는 그리움의 향을
                      
                      허공에서 더듬는다
                             


                      음악 : 유익종의 '그저 바라볼 수 만 있어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