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소리  **
      
      
                       글 : 한효순
      
      
      눈부신 햇살
      빗바랜 나뭇잎 위에 내리고
      바빠진
      잠자리 날개짓이 분주하다
      
      푸름이 깊어진 하늘 가장자리엔
      새털구름 휘청거리고
      다리 건너던 그리움
      못내 아쉬워 다시 발걸음 하는데
      
      촘촘히 늘어진 잎새 틈새로
      스치던 바람자락에
      님찾는 애처로움이 흔들리고
      
      마른 잎마다
      곱게 나열된 잎맥을 따라
      가을이 내려 앉는다
      
      그리움이
      덩달아 나뭇가지에 매달리며
      옷고름 푸는 손길을 가로 막으면
      
      사르르 풀린 옷고름 비집고
      풍만한 가을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