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의 노래  **



푸른 하늘이 조금 짙어지고
햇살 받아 마시는 구름의 몸짓이 커진다

잰 걸음으로 다가서던 바람은
잎맥을 타고 구르며 춤을 추고,
조급해진 꽃술은
기우는 해 가로막고
마실간 나비 부르다 목이 쉬었다

어느새
드문드문 옷갈아 입고 말라가는
나뭇잎이
가슴한쪽 떼어내 줄기에 매달리며
허공에 빨려 들어간 새벽이슬 찾아
지친 시선을 모은다

가을이
문턱을 넘는다

내 안의 그리움은 기지개 켜며 시간을 재촉하고
커피향 보다 진한 가을의 울림이
말없이 앞섶을 열어
갈아 입을 옷 더듬는다

사르......륵
치마 끌리는 소리가 달빛을 타고들며
어둠이 내려 앉는 창틀에 걸리고

아픔이 꿈틀대는 마음 한켠에
정성스레 촛불하나 밝히며
문틈으로 새어 나는 바람 한조각 덥석 물고 
하늘로 오른다

성큼 내딛는 발걸음이
온몸을 싸하게 조여온다


음악 :Yves Montand-Les Feuilles Mort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