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  람  ** 



들먹들먹
가슴이
새 순을 티우듯 들썩이더니

와락
봇물처럼 솟구쳐
허공을 두드린다.

오랜 숨죽임이
이렇듯 성이 난걸가 ....

무서우리만치 창틀을 울리는
밤의 울부짖음이
세상을 흔들고,
휑한 가슴 들추어
숨겨놓은
아픔의  갈고리를 더듬는다.

후두두둑
유리창에 부딪으며
조각나 버리는 빗방울은

그리움을 노래하다 
갈라진 틈새로솟구치는
사랑의 절규를 닮아
주루룩 흘러 내리며
다시한번
멍든 가슴 건드려 눈물을 본다.

칠흙같은 어둠아래
자동차 불빛이 꼬리를 물고
빗방울에 되비쳐 춤을 추는데

창밖에 떨고 있는 나무 한그루
벗은 가지 그대로 불빛에 사르며
눈물처럼
빗줄기 담아 흘려 보낸다.

바람이
내려앉은 가슴위로
쓸어내듯 아픔을 몰고가
동여맨 자리 거두며 또아리 튼다.
바람 소리가 눈물을 거두어 하늘에 심는다


                                 글 : 한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