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밤 꿈 속에
아버지가 보이셨다
몹시 화난 모습으로

무엇을 잘못했을까?

살아생전 당신은
우리 형제들이 싸우는 것
제일 싫어 하셔서

어쩌다 회초리 드시면
나는 십리 밖으로 줄행랑치고

별명이 곰이었던 남동생
그 매를 혼자 다 감당했지

무엇을 잘못했을까?
다시 생각해보네

콩팥 속에
사슴뿔처럼 자라는 담석
그 돌덩어리

진주처럼 품고 있는
우리 늙으신  어머니

의사는 그 사진 보여주며
"수술은 위험합니다."
단 한마디로 거절했지

이런 몹쓸 세상 보겠나
아버지가 살아 계셨으면
이렇게 혀를 차셨을테고



진주조개 돌을 품어
진주를 만들 제
병약한 어머니는
우리 삼남매 보석처럼 키우셨는데

멀리 떨어져 있다고
나는 딸이니까
말도 되지 않는 핑계로
소홀히 했던 나의 불성실함이여

꿈 속의 회초리로
번쩍 눈뜨는 아침

서둘러 걷는 나의 발걸음이여!



미사 신금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