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에 서면 .....



나 자신 지탱할
그런 힘조차 잃어 버린 날
아카시아  꽃잎이
눈꿏처럼 날리는 길을 달려

파도 소리가
가슴에 부딪으며,
눈물대신
부서진 물방울 하얗게 날리는
바다로 간다

썰물인가
출렁이는 물결이
햇살 아래 흔들리며 멀어져 가고

모래위엔
토해낸 물거품이
발끝에서
한발자욱씩 물러 선다

터질것처럼 술렁이는
내 안의 사람에게
목청껏 부르는 그리움의 노래에

저만치에서
뒷걸음 치던 검은 물결이
허공으로 뛰어 올라 춤을 춘다

탁트인 바다 저편
응어리진 가슴 열어
비릿한 갯벌 내음 한소끔 섞어
연민의 몸부림을 떼어내고파

오늘도 나는
갈매기 울음 소리에
붉게 물든 노을 엮어가며
스멀스멀 다가오는 어둠을 맞는다

처 ---얼썩
구비진 파도의 목메임이
가물거리는 수평선에 얹혀 버렸다

        글 과 사진 :  한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