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지는데 .....



세월이
물흐르듯 달음질 합니다

뒤질세라
하늘 귀퉁이 끌어 안고 외로움 떨구던 구름이
라일락 내음 뒤집어 쓴 바람의 손짓에
등성이 걸터앉아 그네를 탑니다

들이 마시는 숨길을 따라
그리움 접어 쌓아 놓듯
가슴에
겹겹이 꽃향기가 쟁겨지고

그 작은 틈새로
눈물 한방울 스며들며
아픔이 켜켜로 채워 집니다

소리죽여 맴돌던 바람 끝에
구겨진 꽃잎 곤두박질하고
상처뿐인 잎마다
햇살 한줌 기웃거리는데

잔뜩 물오른 나무들이
사그러드는 향기 놓칠세라
휘어진 가지 흔들며
잎새마다 채워 갑니다

창밖에는
꽃이 지는데
남겨진 향기는 허공에 가득합니다

         글 과 사진 :  한효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