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나를 보고

푸른 나무라고 부른다네 

그러나 새봄바람
이렇게 연초록으로 불어오면
가지끝 뽀족한 바늘 부드러워지고
노오란 새순 터뜨린다네

사람들은 날 보고
사육신의 성삼문처럼
독야청청하다고 하네

그 어느 것에도
흔들림없는 바람처럼

그러나 오늘처럼
햇살바람 찰랑 불어
미루나무 잎새 떨리면
나도 송화가루 날리는
그리움에 가슴져려온다네

마치 세상 속세
모든 괴로움, 인연들을
연줄 끊어버리듯
놓아버린다하여도


땅 속 아래
뿌리로부터 올라오는
뜨거운 열정,

하늘로 향하는
저 끝도 없이
시리도록 아픈
나의 사랑이여!

이 붉은 피의 바늘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