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어느날 밤 / 抒沃 한효순
내게
눈부신 태양 밀어내고
뿌연 달빛 들인지 언제였던가
지친 몸 뉘인 잠자리에
등 떠밀듯 재촉하는 시계추의 둔탁한 소리가
서두는 촛침에 묻혀 귓가에서 멀어지던 밤
쾡한 눈 뜨고 바라 본 보꾹엔
별빛조차 외면한 어둠이
궁시렁대고 있었다
밤이 깊어 정수리에 머물자
누군가 잡아당긴 치마끈에 스르르 풀린 기억이
벽을 타고 올라
하나씩 들어앉아 꽉 차버린 보꾹
마른 어둠이
달빛 마시려 꿈틀대다 주저앉고
촛점 잃은 눈동자
창틀에 걸려 넘어진다
어떻게 살아 온 걸까 ......
2010. 8. 19.
** 보꾹 : 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