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의 뜨락 / 抒沃 한효순

 

 

시간을 되돌려
뒷걸을질로 더듬어간 골목 어귀


때꾹물 흐르던 얼굴 햇빛에 타 반짝이고
후즐근한 셔츠에 벤 땀 냄새
코 끝 간지럽히던 곳


쩍 갈리진 흙벽에
손바닥만한 창문은
삐걱삐걱 선울음 울었었는데


고만고만한 아이들
찌그러진 깡통 차며 개떼처럼 몰려다니던 그 곳은
흐른 세월만큼
늘어난 주름만큼
어느 구석 하나 낯익은 곳 없어도


올려다 본 하늘 한 귀퉁이 내 기억의 뜨락엔
개발에 짓밟혀 사라진 흔적 위로
아직도
코훌쩍이 친구의 거친 목소리 나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