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이 가기 전에  /  抒沃 한효순

 

 

라일락 향이 가득한 걸 보니 5월이네요

 

비 온 자리
풋풋한 흙내음 속에
포도송이처럼 알알이 엮인 라일락 풀어헤친 가슴
샘물처럼 솟아나는 꽃향기가
자욱한 안개 속에서
밀어인양 살그머니 허공을 채웁니다

 

눈꽃처럼 내려앉아
가는 5월 뒤란 가득 채워진 향기는
세월의 흔들림에 깊어진 주름 위로
잔잔한 미소 떨궈 놓고
아직 선잠 자고 있는 태양 찾아 하늘로 오르네요

 

뿌연 하늘 빼꼼히 열려
쪽빛 한웅큼 드러나면
꽃향기 풀어 논 구름타고 먼 길 떠나고 싶어요

 

이 5월이 가기 전에 .....

 

 

2010.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