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에서 / 抒沃 한효순



꽃잎 바람에 흩어지다
하얗게 내려앉던 날

훌훌 털어버리고 떠난 길에
그리움 뚝뚝 떨어지더니
꽃잎 베게 삼아 잠이 들었네요

구비진 길
갯내음 휘돌아 가슴 채우고
햇살 받아 마신 파도는
잘게 부서진 포말 가득 무지개빛 수 놓아
설레는 가슴 채워 주는데
봄 바람에 떠밀려 온 길 위로
그림자처럼 따라와 허리춤 휘어감는 허전함

살내음 그리워 진 순간
귓볼 달구던 말 꽃잎 타고 날아 가네요


       
                         2010.  4.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