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가의 돌멩이


남자는 늘 같은 행동을 반복했지

때에 절은 창푸파오*를 입고 돌멩이를 날렸어

남자가 던진 돌멩이는 해가 갈수록 까맣게 익었어

눈이 와도 열매가 매달리던 포도밭

시도 때도 없이 잘 익은 열매가 인천교까지 휭휭 떨어졌어


달빛을 삼킨 열매를 씨도 뱉지 않고 먹었어, 우리는

새까맣게 타버린 혓바닥을 서로 보며

소리 내지 않았어, 킬킬

이 나무에서 저 나무로 옮길 때마다

우리들의 뱃가죽이 봉긋 솟아나고


달은 과수원에만 맴돌고 있는데

뜯어낸 철망 사이로 누군가 한 점으로 서 있었어

가! 가! 소리를 귓등으로 흘려버리고, 우리는

쌍절곤을 휘두르는 흉내를 내며 

헐렁한 셔츠 가득 포도를 따서 담았어


광속으로 날아온 돌멩이가

포도밭에 엎드려 있던 우리 옆구리 사이로

머리위로 아슬아슬하게 날아왔어

딱딱한 포도 알을 밟으며

우리는 달리고

어느새 고수가 되어버린 진가의 돌멩이는 날고      

* 창푸파오; 평상복이라는 뜻의 중국어.




                                                                             박미산 "루낭의 지도"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