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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이 모여사는 세상이라는 것...
꼭같은 시간의 흐름이면서 한번도 꼭같지 않은 세월의 양상.
계절의 순환이 점점 빠르게 느껴지는 나이탓..
아마 내 년에는 또 그 후에는 더 빨리 느껴지겠지...
음.....
세상,나이,사람,.....법정님처럼 언제든 버리고 떠날 수 있도록
마음을 비워야한다고 침도 안바르고 주절거린 내 자신을 바라본다....

사람답게 살라하시던 아버지...
내 삶의 초심을 심어주신 울 아버지...
그 아버지를 닮아 화랑처럼 멋지게 살다가신 멋진 울 오빠...
그리고 여태까지의 내 삶의 역경의 순간들.....
이것들이 내게 가을처럼 조용한 의미를 던진다.

눈 앞의 이익과 위선과 자기포장이 가득한 세상
이제는 불혹의 40을 넘어가고있쟎은가....
티눈에 박힌 불필요한 굳은살같은 군더더기 가치관에
마음과 세월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순수한 꿈을 위해서라면 잔다르크처럼 목숨도 불사할거같았던
사춘기시절 순백의 초심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불혹의 가을.....깊은 가을......
잃어버리지 않아야할 것들을 찾으러
그리고 군더더기들을 털어버리러-------------------
떠난다.....

중부고속도로를 무작정 타고 내려가다가 올라오든지
영동고속도로를 무작정타고 올라가다가 내려오든지
그 곳에
내가 있길, 내가 소망하는 나의 모습이 있길
정말정말 바라면서.....떠나보자!

그동안 내 시간속에 들어와 함께 울고 웃어준 인연들....
삶은 사소한 인연들로 아름답다는 피천득님의 독백처럼,
그대의 등 뒤에서 해가 지고 뜨는 사소함을 그리워하던  황동규시인의  마음처럼,
사랑하는 그리고 정겨운 이름들이 문득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떠난다는 건 때론 가까워지는 것인가보다.

잃어버린 상념,
잃어버린 진실,
잃어버린 마음들,
잃어버린 용기,
순수했던 꿈들.

모든 이기로 빚어낸 산더미같은 내 군더더기들을 떨어내고
이제는 돌아와 거울앞에선 누님처럼
나의 시선속에 이타의 온화함이 베어나기를 소망하면서......

잃어버리면 안되는 것들을 생각하러
내 아버지가 남겨주신 초심을 생각하러
아버지처럼 버리고 떠날 수 있는 삶을 생각하러
떠난 자리가 청명하고 맑은 삶을 생각하러
------툭툭 자리털고 화장끼없이 떠나야지....가벼이.

안녕....돌아올 때까지
맑은 웃음을 웃으며 돌아올 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