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편한 병이네요."

차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딸아이가 한 말이다.
나는 지금  "대상포진"이라는 이름도 무서운 병에 걸려있는데...

단지 출근을 안한다는 이유로 이런 말을 듣게 된 것이다.

처음에 혓바늘이 돋았고 열이 엄청 나면서 목 안으로도 큰 것들이 돋아났었다.
검사 결과에 아무 이상도 없다는데...

나는 온 몸에 몸살이 온 것처럼 머리 끝부터 발 끝까지 아프기를 몇 날 며칠...

이제 방법이 없다.
중국 한의사를 찾아가 한약이라도 먹는 수 밖에는...

약속 시간보다 조금 일찍 도착하여 로비에서 서성이다가  2층에 있는 훼미리닥터 사무실에 전화를 하게 되었다.

"잠깐 올라올 수 있어요."

에니타라는 그 중국 간호사는 한국에서도  공부를 했기 때문에 한국어, 중국어, 영어를 마음대로 넘나드는 그야말로 국제인이다.

다음 검사 날짜가 잡혔다는 것이었다.

나는 수첩에 간단히 메모를 옮겨 적으면서 지나가는 말로 한마디 하였다.

"근데요. 다리에 이상한 것들이 났어요."

열이 몹시 났던 그저께 밤에 왼 쪽 넓적다리에 이상한 열꽃인지, 물집 같은 것들이 났다.

아마도 열이 많이 나서 그런가...

"의사 선생님께 보이세요."

나는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진찰대 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몇 년 동안 그 의사를 만났지만 그렇게 놀라서 허둥대는 것은 처음 보았다.

분명하게 들리는 말은 "슁글" 이었다.

간호사가 뛰어 들어왔다.

"슁글이 뭐예요?"

애니타의 설명인 즉 이 병의 이름은 대상포진이고 무척 고통이 심하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더욱 중요한 것은 아이들에게 전염이 된다는 것이다.

그래. 내가 온 몸의 고통을 호소하지 않았느냐? 그 때 진통제 먹으라고 하였고...

병의 이름을 알게 되자 이제 정말 환자가 된 느낌이 들었다.

내일은 출근하려고 했는데...

대이케어 메니저에게 전화를 걸었다.

매나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