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넨셜뉴스에서 옮겨온글입니다.
<이 기사는 2013년 09월 26일자 신문 30면에 게재되었습니다.>
1970~1980년대를 풍미했던 소설가 최인호씨가 25일 오후 별세했다. 2008년 5월 침샘암 발병 후 5년간 투병해오다 이날 68세 나이로 세상을 등졌다. 

고인은 1970년대 청년문화를 상징하는 작가였다. 세련된 문체로 '도시 문학'의 지평을 넓히며 그 가능성을 탐색, 황석영·조세희와는 또 다른 색깔로 1970년대를 평정했다. 절정의 역량, 보기 드문 대중성을 과시하며 독자적인 세계를 구축했던 것이다.
고인은 1963년 한국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벽구멍으로'가 당선작 없는 가작으로 입선,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1967년 연세대 영문과 재학 중 '견습환자'가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돼 등단했고, 이후 '별들의 고향' '겨울나그네' '상도' 등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작품들은 드라마.영화.다큐멘터리 등 다양한 장르로 만들어지면서 시대의 아이콘이 되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쯤 내면의 풍요를 찾아 가톨릭에 귀의했고, 그후 '잃어버린 왕국' '길 없는 길' '상도' '해신' 등 역사와 종교를 소재로 삼은 작품도 내놨다. 
고인은 사상계 신인문학상, 현대문학상, 이상문학상, 한국가톨릭문학상, 동리문학상 등을 차례로 수상하며 본격문학과 대중문학 양쪽에서 두루 인정받았다. 특히 대중적 작가로 큰 인기를 끈 것은 '별들의 고향'을 발표하면서부터다. 하지만 고인은 1970년대 문단에서 소설의 상업성에 대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표적이 되기도 했었다. 
수술과 항암치료를 받으면서도 펜을 꺾지 않았던 고인은 신작소설 '낯익은 타인들의 도시', 묵상 이야기를 담은 산문집 '하늘에서 내려온 빵', 올해 등단 50주년을 기념해 연재 글 등을 묶은 '최인호의 인연' 등을 펴내며 독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한편 유족으로는 아내 황정숙씨와 딸 다혜씨, 아들 도단씨가 있다. 장례식장은 서울 성모병원에 차려졌다. 장례미사는 오는 28일 오전 9시 명동성당에서 정진석 추기경의 집전으로 치러진다. 장지는 경기 분당 메모리얼파크다.

jins@fnnews.com 최진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