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개와 늑대의 시간/신금재
해질 녘, 저녁 어스름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불리는-시간이 되면 하루 일과를 마치고
창가에 앉아서 습관처럼 인디언 마을을 내려다본다.
캘거리 근교인 이 동네로 이사오려고 집을 보러다닐 때 부동산업자는 두 가지를 힘주어 말해주었다.
동네 아래에 환경생태공원이 있다는 것과 공원 건너에는 인디언 보호지역이라 이 주변이 개발될리 없다는 정보였다.
말로만 듣던 인디언 보호구역, 아니 노래로 들었었다.
이민을 오기 전 영어를 배운다고 할 때 우리는 곽영일의 생활영어라는 책과 테이프를 한 질 들여놓았다.
남편 베드로는 영어책 사기를 좋아하여 회사에 책을 팔러오는 사람들에게 참으로 많은 책들을 사들이곤하였다.
신나는 영어노래들이 많이 있었는데 그 중에 인디언 레저베이션이라는 노래를 즐겨들으며 영어를 배웠었다.
상상 속에 그려보던 인디언 마을이 바로 우리가 사는 동네 건너편에 있는 것이다.
어쩌다 로키산을 갈 때에 그 마을을 지나쳐가는데 마치 우리나라 시골마을처럼 한산하고 조용하여 특별한 느낌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우리집을 방문하였던 지인이 저 인디언 마을에 사람이 사나요, 하고 물었다.
그럼요. 인디언들, 아니 요즈음은 네이티브 피플이라고 하대요.
그런데 왜 밤에 불빛이 안보이지요
하긴 참 그렇네요.
그날부터 나는 창가에 앉는 시간 어둠이 찾아오면 눈을 더 크게 뜨고 불빛을 찾아보았다.
그런데 정말 하나, 둘 불빛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관심을 갖고 보니 여러개의 불빛이 동시에 환하게 보이는 것이었다.
그런데 불빛을 찾아 두리번거리다가 가로등 아래 보이는 개처럼 생긴 동물을 발견하게 되었다.
혼자서 꼬리를 흔들며 마치 먹이를 찾듯 기웃거리는 동물이 개인가 하고 창문 가까이 다가가보았지만 주인은 어디에도 없었다.
아, 저게 말로만 듣던 코요테구나.
우리가 사는 곳보다 공원 숲속 더 가까이 사는 친구는 간혹 깊은 밤 공원에서 들려오는 코요테의 짧게 짖는 밤의 세레나데를 듣는다고 하였다.
그러면 밤에 세레나데를 부르던 그 코요테가 먹이를 사냥하러 나왔다보다.
하긴 일주일 째 눈이 내렸으니 숲 속에서 먹이를 찾기가 어려울 것이리라.
나는 눈을 크게 뜨고 창가에 몸을 붙이고 코요테를 보기 시작하였다.
회색을 띤 황갈색의 털에 다리에는 붉은 빛이 돌고 언뜻언뜻 보이는 배 가장자리로 하얀 털이 보인다.
털이 많은 꼬리를 내리고 걸어가는데 꼬리 끝에는 포인트를 찍어 놓은 듯 검은색이 보인다.
창가에 몸을 숨기고 마치 사립탐정이 유부녀의 불륜이라도 탐색하는 냥 숨을 죽여가며 코요테의 행동을 자세히 보고있었다.
그런데 코요테의 행동이 재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하였다.
아마도 우리 동네에 많이 살고있는 토끼를 잡은 듯 그림자가 어른어른 비치었다.
입에 물고 가는 그림자에서 유난히 귀가 길어보인다.
코요테는 순식간에 차도를 건너고 다시 인공폭포 숲길을 뛰어넘어 건너편으로 사라져갔다.
휴...우
긴 한숨이 나도 모르게 새어나왔다.
저 어미 코요테는 이제 굴로 돌아가 일주일 동안 굶어 허기진 새끼들에게 토끼고기를 먹일 것이다.
개과 이면서 늑대가 존재하던 아메리카 대륙에 자기들 영역을 차지하고 사는 코요테는 늑대보다 크기도 작고 몸무게도 가볍지만 그 들의 재빠르고 영리함, 그리고 총명함이 잘 알려져있다.
하지만 코요테가 가축을 습격하고 심지어 사람을 공격한다고 과장되게 알려져서 지금은 코요테를 남획하는 실정이라니.
데이케어 주간계획안을 준비하다가 본 자료집에서는 늑대나 코요테등이 자기네들 먹을만큼만 사냥을 하지 쓸데없이 지나친 사냥은 하지않는다고한다.
예전에 사람들이 늑대같은 놈, 하면서 욕을 하는 것을 보면 늑대는 엄청 무섭고 무조건 공격을 하는 맹수인 줄 알았다.
그런데 그게 아니고 그들도 한 사회집단처럼 무리를 이루어 나름대로 질서를 이루며 산다는 것을 알고나니 밤중에 사냥을 하러나온 저 코요테가 예사로 보이지않는다.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들이 사는 마을로 나오기까지 얼마나 용기가 필요하였을까.
간혹 사육용 개와 코요테가 짝을 이루어 코이도그라는 새로운 종을 만들기도 한다고한다.
얼마 전에 황우석 박사 기사를 보았다.
황박사는 세계 최초로 코요테 이종 복제에 성공하여 코요테 여덟 마리를 경기도에 있는 야생동물 구조관리센터에 기증하였다고한다.
멸종 위기에 처해가는 희귀한 야생동물들을 황박사의 줄기세포로 복제하는 세상
공룡은 이미 사라져서 복원할 수 없지만 맘모스는 복원시킬 수 있다는데, 나는 그런 세상이 올까 두려워진다.
생명은 하느님만의 영역이므로.
그리고 저 코요테처럼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의 책무를 다하는 사람이 많은 그런 세상이 더 아름울것이라고 코요테가 사라진 길을 따라 나의 생각도 담아본다.
모든 것이 흐릿해지면서 저 너머로 다가오는 그 시간이 내가 기르던 개인지 혹은 나를 해치러다가오는 늑대인 지 분간할 수 없는 시간, 바로 개와 늑대의 시간
어쩌면 우리 모두는 바로 그런 시간을 살아가는 과도기 세대가 아닐까.
?드뷔시의 달빛을 언젠가 한번 고즈넉하게 앉아 듣고 싶었지요 여기는 유난히 달빛 뱔빛이 밝아요 지난달 보름 추석이 다가옴을 알리려는지 보름달이 정말 밝았어요 초등학교 때 부르던 노래 보름달 둥근달 동산 위에 떠올라... 저절로 노래가 나오대요 저녁 무렵이면 둥지를 찾아가는 새들의 노래소리가 아침과는 다르게 들려오고 먹이를 찾아나오는 사슴 토끼들 ... 처음에는 토끼만 나와도 온 식구들이 환호하며 뛰어나왔지요 언젠가 눈이 내린 날 사슴가족 열마리 정도 우리 뒷마당에 와서 달빛 아래 춤추던 날--그날의 느낌을 시로 쓴 것이 --눈빛 푸른 밤--이라고 제 수필집 뒤편 날개에에 실렸어요-잘 안보이지요-- 옥인 선배님 몸살은 나아졌겠지요
?저는 사실 소설을 잘 모르겠어요
우선 길어서 제게 그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었어요
그런데 우리 문협에 어느 분이 소설로 재외동포문학상에 당선되었어요
제게 충고하기를 단편은 수필 네 편 정도 쓴다고 생각하래요
그말에 힘을 얻어 배꼽산이라는 가제를 놓고 써보았어요
그런데 영 마음이 편치를 않아서...
ANYWAY 저는 최인호 작가의 표현을 좋아해요
솔직하면서도 담백한 그 표현 그리고 진실성 내 감정에 충실하면 누군가는 공감할 거라는...
얼마전 인생이라는 그분의 투병기 책을 구하여 보았는데 예전같지 않더군요
그래도 군데군데 그분의 반짝거리는 표현에 웃어버렸지요
옥인 선배님
움찔하지마시고 마음껏 표현해보시기를...
저는요
그집 며느리가 가출하였을 때 왜 그렇게 부럽던지요
그때 마침 우리시어머니하고 어디를 같이 가다가 그여자 참 용감하네요
저는 예전에 한지붕 아래 둘째 낳고 나니 여덟식구로 주안에서 대가족 모여살 때 너무 힘들어서
매일 보따리 싸는 꿈만 꾸었지 다시 돌아올 것이 무서워서 행동에 못옮겼다고 감히 고백을 하고나니
마음이 시원해지더라구요
요즈음도 너무 스트레스 받으면 담아두기보다 밖으로 쏟아내야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편이에요
클라우드 드뷔시ㅡ 달빛/ 클라우디오 아라우 ,피아노노 연주
저는요.
그 시간에 굉장히 쓸쓸해져요.
뭐라 말할 수 없는 쓸쓸함.
그런 시간을 느끼는 때가 있잖아요.
세상에 혼자인 듯,아무도 없는 듯 한-
밝음도 아니고 그렇다고 어둠이 온 것도 아닌 그 시간,
저는 2회 조영선입니다.
홈피에 자주 들어 오면서
언제부터인가 글사랑에서 신금재 후배의 글을 보고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많아 오늘 용기를 내어 찾아 왔습니다.
앞으로도 글사랑이 아니더라도 어디에선가
금재 후배의 글을 발견하면 곧장 달려 오겠습니다.
캘거리 근처에 사신다는 것만으로도
무척 좋은 느낌을 주는 신금재님...
사시는 곳이...
[개와 늑대의 시간]에 인디안마을이 내려다 보이기 까지 하다니
더욱 신비하면서 좋은 느낌으로 전해져 오는 게 있어요.
그들을 네이티브 피플이라고 이름한다는 이야기도
가슴 속으로 들어오는군요.
옥인이 올린 드뷔씨의 음악과 영상...
[개와 늑대의 시간]을 막 지낸 이 어스름 저녁
근원적 쓸쓸함과 평온함의 이상한 혼재에 스며드는 듯 ^^
?이은화 선배님 반갑습니다 제가 사는 곳은 캘거리 시내에서 조금 벗어난 외곽 디스커버리에요 시내로 흘러들어가는 앨보강이 보이고 건너편 산이 인디언 아니 네이티브 피플의 레저베이션이지요 로키로 가는 길목 그렌모어 트레일이 있고 1번 하이웨이로 연결된답니다 오를 아침 가을비 내리는 건너편 산에 물안개가 가득 피어서 강변에 전나무 숲이 아득하게 멀리 보이네요 어제는 산책하다가 산책로 숲속에서 사슴 가족을 만났어요 물끄러미 바라보는 눈망울이 어찌나 맑은지 우리는 서로 한참을 바라보다가 헤어져 돌아왔답니다
해질녘 어둠이 아주 내리기전
금재후배를 잡아당기는 창밖의 동정...
숨죽이며 보았어요
마치 사립탐정이 유부녀의 불륜이라도 탐색하는 냥,,,이라는 표현에 웃음을 지었어요..
얌전한 금재후배도 이런 표현을 하는군요^*^
저는 이보다 더 아주 노골적 표현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때가 있는데요
여기 홈페이지라는 성격에 표현을 늦추게 되더라고요.
이번 금재후배글 보면서 저도 좀 과감하게 표현해볼까?... 싶어지네요.
인간과 동물의 삶을 이렇듯 진정으로 감지하고
진솔하게 엮어가는 작가 미사님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보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