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사랑
지란지교를 꿈꾸며...
- 유안진
저녁을 먹고 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 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때로 약간의 변덕과 신경질을 부려도 그것이 애교로 통할 수 있을 정도면 괜찮고,
나의 변덕과 괜한 흥분에도 적절하게 맞장구쳐 주고나서, 얼마의 시간이 흘러 내가 평온해지거든,
부드럽고 세련된 표현으로 충고를 아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나는 여러 나라 여러 곳을 여행하면서, 끼니와 잠을 아껴 될수록 많은 것을 구경하였다.
그럼에도 지금은 그 많은 구경 중에 기막힌 감회로 남은 것은 거의 없다.
만약 내가 한두 곳 한두 가지만 제대로 감상했더라면, 두고두고 자산이 되었을걸.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는 않고, 내 친구도 성현같아지기를 바라진 않는다.
나는 될수록 정직하게 살고 싶고, 내 친구도 재미나 위안을 위해서
그저 제 자리서 탄로나는 약간의 거짓말을 하는 재치와 위트를 가졌으면 싶을 뿐이다.
나는 때로 맛있는 것을 내가 더 먹고 싶을 테고, 내가 더 예뻐 보이기를 바라겠지만,
금방 그 마음을 지울 줄도 알 것이다. 때로는 얼음 풀리는 냇물이나 가을 갈대 숲 기러기 울음을
친구보다 더 좋아할 수 있겠으나, 결국은 우정을 제일로 여길 것이다.
우리는 흰눈 속 참대 같은 기상을 지녔으나 들꽃처럼 나약할 수 있고,
아첨 같은 양보는 싫어하지만 이따금 밑지며 사는 아량도 갖기를 바란다.
우리는 명성과 권세, 재력을 중시하지도 부러워하지도 경멸하지도 않을 것이며,
그보다는 자기답게 사는 데 더 매력을 느끼려 애쓸 것이다.
우리가 항상 지혜롭진 못하더라도,
자기의 곤란을 벗어나기 위해 비록 진실일지라도 타인을 팔진 않을 것이다.
오해를 받더라도 묵묵할 수 있는 어리석음과 배짱을 지니기를 바란다.
우리의 외모가 아름답지 않다 해도 우리의 향기만은 아름답게 지니니라.
우리는 시기하는 마음없이 남의 성공을 얘기하며, 경쟁하지 않고 자기하고 싶은 일을 하되,
미친듯 몰두하게 되기를 바란다. 우리는 우정과 애정을 소중히 여기되, 목숨을 거는 만용은 피할 것이다.
그래서 우리의 우정은 애정과도 같으며,
우리의 애정 또한 우정과도 같아서 요란한 빛깔과 시끄운 소리도 피할 것이다.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구름을 바라보다 까닭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그는 때로 울고 싶어지기도 하겠고, 내게도 울 수 있는 눈물과 추억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겐 다시 젊어질 수 있는 추억이 있으나, 늙은 일에 초조하지 않을 웃음도 만들어낼 것이다.
우리는 눈물을 사랑하되 헤프지 않게, 가지는 멋보다 풍기는 멋은 사랑하며,
냉면을 먹을 때는 농부처럼 먹을 줄 알며, 스테이크를 자를 때는 여왕보다 품위있게,
군밤을 아이처럼 까먹고, 차를 마실때는 백작부인보다 우아해지리라.
우리는 푼돈을 벌기위해 하기 싫은 일을 하지 않을 것이며,
천 년을 늙어도 항상 가락을 지니는 오동나무처럼,
일생을 춥게 살아도 향기를 팔지 않는 매화처럼,
자유로운 제 모습을 잃지 않고 살고자 애쓰며 서로 격려하리라.
우리는 누구도 미워하지 않으며, 특별히 한두 사람을 사랑한다 하여 많은 사람을 싫어 하진 않으리라.
우리가 멋진 글을 못 쓰더라도 쓰는 일을 택한 것에 후회하지 않듯이, 남의 약점도 안쓰럽게 여기리라.
내가 길을 가다가 한 묶음 꽃을 사서 그에게 안겨줘도, 그는 날 주착이라고 나무라지 않으며,
건널목이 아닌 데로 찻길을 건너도 나의 교양을 비웃지 않을 게다.
나 또한 더러 그의 눈에 눈곱이 끼더라도, 이 사이에 고춧가루가 끼었다 해도
그의 숙녀됨이나 그의 신사다움을 의심하지 않으며, 오히려 인간적인 유유함을 느끼게 될 게다.
우리의 손이 비록 작고 여리나 서로를 버티어 주는 기둥이 될 것이며,
우리의 눈에 핏발이 서더라도 총기가 사라진 것은 아니며,
눈빛이 흐리고 시력이 어두워질수록 서로를 살펴주는 불빛이 되어주리라.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이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같은 날 또는 다른 날이라도.
세월이 흐르거든 묻힌 자리에서 더 고운 품종의 지란이 돋아피어,
우리가 젋었던 시절 퍽이나 많이 읽고 좋아했던 작가지요.
반갑네요.
국문학을 전공하지도 않았고 .
사실 지란지교를 꿈꾸며 이외에는 제목도 생각이 거의 나지 않는데
유독 한가지 생각나는 작가의 에피소드는
박목월선생님과 함께 곰탕을 먹었는데 소금그릇이 선생님 앞에 있어서
손을 뻗쳐 그걸 당길 용기가 안나서 그냥 소금 안넣은 곰탕을 먹었다고..........................
예전에는 그게 참 촌스럽다고 생각했었는데(믿어지지않을지 몰라도 젊은 날의 내가 딱 그랬으니까 ㅎㅎㅎ)
지금 생각하니 너무 순수하고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돈도 없고 어디 다니는 것도 싫어하고 마누라 혼자 가는 건 더 싫어하는 남자랑 살다 보니
"알프스 산정~~~~~~~~" 이라는 제목부터가 뭔가 주눅들게 하지만
그래도 반가운 옥인후배의 좋아하는 유안진 씨의 글이라 생각도 하지않고 댓글부터 달게 되네요.
참 그리도 지겹던 더위가 이삼일 전부터 갑자기 사라져서 이 시간이면 좀 쌀쌀할 정도가 됬어요.
아마 나 혼자 겪은 여름이었다면 꿈을 꾸었나 할 정도로 말끔한 얼굴로 나타난 날씨가
영악한 요즘 사람들 같아서 무서워지기까지...........................
건강하세요.
유명옥 선배님 안녕히 주무셨어요.
오랫만이에요. 한국과 여기가 시차관계로 현지 시각은 다르지만
이역만리라는 거리가 무색하게 서어버공간에 같이 있네요.
제가 지난 봄 부터 하루에 하나의 시라도 읊고 있는데요.
컬럼에 올린 '시어와 함께하는 여행길 (클릭) 에
그 연유가 적혀있어요 ^^
제가 한국을 떠나온지 오래되어 예전에 암송하던 시들도 많이 잊어버렸어요
요즘은 맘에 담고 싶은 시들을 스마트폰노트에 적어서 가지고 다녀요
어제는 등반하다 잠깐식 쉬는 때에 이 시를 읽으며 하루종일 음미를 했어요.
읽으면 읽을 수록 맛이 살아나네요 ^^
박목월씨를 시인이 가장 존경했다는 얘기 저도 어디선가 읽었어요.
선배님께서 전해주시는 얘기를 들으니 누구에게나 저런 신선함이 넘치던 시절이 있었구나 새삼 느껴지네요.
제가 머무는 곳이 고지대 산정이라 인터넷설치가 안되어
저의 스마트폰과 연결하여 쓰고 있어요.
여기는 안개비와 보슬비가 계속 오고 있어요.
아마도 며칠내내 이럴 것이라고 하는데요.
일상을 벗어나 한적하게 지내려고 하던차라 오히려 좋네요.
(어제 비오는 데, 주위 가까운 정상까지 등반한후 숙소로 돌아오다가 제가 머무는 방 창문을 찍었어요.
가만히 보면 우비입은 제가 이중으로 보여요.ㅎㅎ)
한밤중인 지금,정말 적막강산이에요
선배님 글 정말 반가워요.
바로 옆에서 말씀하시는 듯해요.
건강하시고 또 뵈어요
Adagio cantabile, second movement from Piano Sonata No. 8, Op. 13 "Path?tique"
Vladimir Ashkenazy, piano
옥인~!
알프스산정....
갑자기 융프라우 3400m 정상이 생각나네.
해발2500m까진 산악열차로 별일없이 잘 올라갔는데....
3400 정상에 내려보니 머리가 이상한거라.
어라 ~?
이건 뭔 시튜에이션이여.
모두 나가서 눈들을 밟고 사진들을 찍는데
나만 홀로 외로이 그들을 보며 울렁거리는
가슴을 끌어안고 적십자 깃발이 있는 곳으로 가
머리가 어지럽다 표현이 안되 헤드뱅뱅
하며 머리위를 손가락질하며 돌리니
물이나 잡솨....!
이러니 그 아름다운 알프스 정상 ~하면
헤드뱅뱅밖에 생각이 안나네 .
나 이번 태백여행에서 참 좋은경험을 했다우.
8살부터 지금까지 친구들.
여태까지 친구들과 여행을 다녀도 한번도 내의바람으로
얼굴을 맞댄적은 없는데...
그들과는 모든것이 무장해제 됩디다.
꼭 동네 목욕탕간듯이 스스럼없이 대해집디다.
마음에 늘 총총 감겨있던 긴장이라는 틀이 절로 끌러집디다.
그들과 지난 30년의 인고의 세월도 허물없이 주고받게 되더이다.
참된 지란지교란,
진정으로 가슴아파하고
진정으로 쓰다듬어주고
진정으로 보듬어주고
이런것이 아니었나 싶네요.
선선해진 이아침에 좋은 글 잘 읽었어요.
,,,,그러다가 어느 날이 홀연이 오더라도 축복처럼, 웨딩드레스처럼 수의를 입게 되리라. ,,,,
이것이 바로 인생승리겠죠? 이럴수 있는 그 마음이,,,
옥인후배,,,속멋이 있는 여인,,,곱씹을수록 맛이 우러나오는 머 같이,,,
잘 읽었어요, 알프스산 정상에서 나만의 여행,,,우와 멋져,,
그리고 이런 시에 젖어 자신만의 시간을 가져보는 산장의 밤,,,
푹 쉬세요,,또 다른 한해를 버틸 힘을 얻기위해 알프스산의 정기를 받으세요,,,,,
슈노선배님께서 그러신적이 있으셨어요?
헤드뱅뱅이라니요... 이제는 안그러실 거에요
여행을 많이 하시고 건강도 잘 챙기시니까요.
제가 지내는 곳은 오스트리아 남부 잘츠부르그주에 속한 중앙알프스에요.
친구가 개인 산정을 가지고 있는데, 또하나 다른 친구의 생일을 맞아 이곳을 찾아 휴가겸 지내고 있어요.
아주 낭만적이에요...나무지붕, 나무벽, 나무바닥...
벽난로에 속한 불판에 물을 데우고, 요리하고, 조금 불편한 듯하지만 나름대로 옛사람들의 정취를 느끼지요.
이곳에서 주위 알프스산맥이 잘 보이지요.
골짜기 초원에 아늑하게 자리잡고 있어요.
도착하던 날 위에서내려가면서 찍은것이라 모든 문들이 잠겨있어요.
이날 한밤중부터 비가 내렸어요.
다음날 부터 낮에는 등반을 하고
저녁에는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고 있어요.
지금 여행중이라 사진을 한꺼번에 못올려서 차차 올릴께요.
선배님의 친구사랑!
선배님은 행복한 분이세요.
정순자 선배님께서 김순호선배님 답글쓰는 동안 들리셨네요.
안녕하시지요?
선배님께서는 매일 아침해 뜨는 때 산책을 하시며 명상을 하시니 얼마나 좋으세요.
저는 비엔나에서 지낼때는 도시생활에 머무르며 땡땡이 치며 산책을 규칙적으로 못해요.
이렇게 자연 속에 호젓이 지내다 보니
몸과 맘이 새로워지며 좋은 글이 그대로 흡수되는 것 같애요.
여기는 사람이 항상 사는 곳이 아니라 화분을 창가에 놓지않았는데도,
자연히 피어나는 꽃들이 여기 저기 함초롬이 예쁘군요.
비가 촉촉히 와서 실내창가에서 외부를 보는데
꼭 그림같아요 ^^
이런곳에서 지내다 보니
같이 동행하는 친구,
떨어져 있어도 곁에 항상 머무는 듯한 친구...
친구에 대해 많은 생각을가지게 합니다.
선배님 들려주셔서 반가웠어요
늘 지금 처럼 행복하고 건강하세요
옥인선배님
참 좋은 곳에 가 계시네요.
인간의 좋은 덕목들을 모아 놓은 듯한 글이에요.
이제 이나이가 되다보니 완벽한 사람보다 실수는 하지만 인간적인 냄새가 풍기는 그런 사람들에게 끌리거든요.
몸과 마음이 힐링되어서 돌아오세요.
아!! 그리고 폰에 저장이 된 글이라면 제게도 좀 보내주세요.
갖고 다니며 보게요.
?알프스라... 97년도이던가요 가까이 지내는 가족들과 서유럽여행을 갔을 때 프랑스 몽블랑에 간적이 있어요 산아래 언덕에 잔잔한 꽃들이 피어잇는 것을 보고 케이블카를 타고 산정상에 올라갔는데... 눈으로 덮힌 동굴에서 얼마나 떨었던지요 샤머니 몽블랑 거리를 걸으면서 보았던 정경이 오랜동안 각인되어 로키에 가서 벤프 거리를 걸으면 그때 걸엇던 샤머니 몽블랑 거리가 교차되어 떠오르곤 하지요 지금 다시 그 거리에 가면 좀더 천천히 음미하며 걸을텐데... 지란지교를 꿈꾸며 인생의 따스함을 전해주는 선배님 뜻깊은 여행을 하시네요
금재후배도 몽블랑에 다녀갔었군요.
그곳은 세계각국에서 많이 찾아 오는 곳이지요.
스위스의 융프라우처럼...
오스트리아의 알프스는
프랑스나 스위스 보다 아기 자기하고 아주 자연적이에요.
티롤 지방과 잘츠부르그 고산지대는 그 나라들과 견줄 정도로 높고 세계사람들이 찾아오고요.
동계 올림픽을 두번이나 했을 정도로 국민 스포츠가 스키에요.
제가 지금 지내는 곳은
개인 녹지대에 방목해서 젖소와 여러 동물을 키우는 곳이라
일반 등산객들은 아주 드물어요
스키철에는 이지대 지주가 스키리프트를 가동하면서
파노라마 라운지를 운영하는데,
그때는 붐비지만 요즘은 인적이 드물답니다.
어제도 오늘도 비를 간간히 맞으면서 높은 산꼭대기까지 걸어 다녔어요.
금재후배가 거니는 밴프 거리가 상상이 되네요.
저도 언제인가는 그곳에 가볼 때가 오겠지요.
이곳에 오면서 소설한권과 시집 한권을 가지고 왔는데,
시들이 더 잘 읽혀지네요.
금재 후배의 '시와 수필집'도 종종 읽고 있어요.
오늘 밤하늘에는 별들이 총총 띄였있는데..
내일은 날씨가 좋으리라 기대합니다.
안녕히...
?데이 케어 아이들이 낮잠자는 시간에는 뒷마당을 걸으면서 휴식시간을 갖어요 전나무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그리움의 발견--이라는 책을 보다가 누워서 하늘을 쳐다봅니다 흩어졌다가 다시 모였다하는 구름들이 신비하게 보이네요 하늘에 구름을 누워서 보는게 얼마만인가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리움의 발견은 오정희, 곽재구, 고재종, 그리고 이정록 네분의 글이 실린 책이예요 오정희의 글 중에--초조한가하면 권태롭고 분주한가하면 무료하기도하고 흘러가는 시간과 다가올 날들에 대한 불안감과 외로움 보다 활기차고 의미있는 삶을 원하면서도 정작 아무일도 하지못하고 보내는 노년의 적막한 시간들이 한잔의 술로써 의안받고 충만해질수도 있는 것이리라 오늘 저녁에는 붉은 와인 한잔으로 하루를 접어보렵니다
고마운 금재후배,
오늘은 산오름을 친구들만 보내놓고
아늑한 실내에서 저녁에 먹을 음식을 준비하다 쉬고 있어요.
정말 이곳에서 오래 지내다보면 촌부가 될것 같아요 ㅎㅎ
후배가 어제 읽었다는 책을 인터넷문고에서 찾아보았지요.
제가 사는 비인에서는 한국서적을 구하지 못해요.
이렇게 누군가가 읽었다는 책의 제목을 기억했다가 한국방문시 구입하거나
지인이 방문시 부탁하여 구하고 있지요.
제목' 그리움의 발견' 에서 벌써부터 여러가지 상념이 떠오르는데,
책표지 그림을 보니 더욱 그러네요.
목차도 살펴 보았어요
오정희 ?
그리움 하나.
사람 냄새가 풍겨 오다 ?봄이 오는 소리 ∥ 삶의 풍경 ∥ 깃드는, 깃들이는 집 ∥
내 마음의 고향 ∥ 저녁 산책 ∥ 우울증에 대하여 ∥ 딸의 어머니 ∥
이제사 들려오는 메아리 ∥ 가계부를 뒤적이며 ∥ 열여섯 살, 그 새벽의 술 한 잔 ??
곽재구 ?
그리움 둘.
그리운 낯선 곳으로 ?그 나무가 있는 풍경 ∥ 그림엽서 ∥ 챔파꽃이 피어 있는 집 ∥
냄새, 내가 사랑한 시간들의 춤 ?노래는 끝나도 그리움은 한이 없어라 ∥
사랑의
인사 ∥ 영혼을 파는 가게에 대한 추억 ??
고재종 ― 그리움
셋.
자연의 내음 속에서 ?감탄과 연민 ∥ 처음의 빛깔과 향기 ∥ 사랑의 비밀 ∥
그 희고 둥근 세계, 세상의 근원에 대한 꿈 ∥ 공명에 대하여 ∥ 스스로 선택한 가난 ??
이정록 - 그리움
넷.
고향, 그 정겨운 향기 ?누나 ∥ 하얀 목련 ∥ 가오리연 ∥ 피라미 연가 ∥ 오서산 억새꽃 ∥
요만큼이 딱 좋은 거여 ∥ 시인이 시인에게 ∥ 할머니의 부라자 ∥
내 사랑, 버드나무여
............
기회가 닿는데로 이 서적도 장만하리라 맘을 먹어요^^
금재후배!
좋은책 알려주어 고마워요.
종종 다른 서적도 부탁드릴께요.
비맞아서 몸살 나셨군요
얼른 나아지기를 기도합니다
좋은 생각이라는 잡지에서 그리움의 발견이라는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 이름붙였다는 어슬녘 하루의 양명함이 물러가면서 모든 사물의 형태가 불분명하게 뭉개지며 존재와 부재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무너지는 시간--
그즈음 이층 안방에서 늑대 한마리 어슬렁거리며 가로등 아래 산책로로 걸어가는 모습을 보게되었어요
그래서 개와 늑대의 시간이라는 제목으로 글 한편 써보려고 늑대에 관하여 공부하면서 글을 써보았지만
아직도 미완성으로 남아있어요
태를 묻어두고 있는 곳이 아닐지라도 마음 깊숙한 곳에 따뜻하고 은은한 밑불처럼 묻어두고 있는 곳
어떤 장소 어떤 마음들
그래서 언제나 그리운 것들--오정희-
옥인아! 베토벤 소나타 비창 2악장 내가 유일하게 이제까지 즐겨 치는 피아노 곡인데
네 글과 함께 들으니 너무 좋구나.
언젠가 너를 따라 호젓하게 알프스로 가고 싶다. 더 늙기전에.
조용하게 커피마시며 음악들으며 젊은 날 가슴 저리며 좋아했던 시를 이야기 하고 싶다.
그런 날이 빨리 오기를 기도하며~~~^^*
보고싶은 선화야!
네가 찾아와 주었구나..오랫만에 홈피에서 만나네.
위의 본문글은 그제 아침에 눈뜨자 마자 윗시를 읽다가 스마트폰으로 이곳 글사랑에 옭겨적은 것이란다.
산으로 들로 다니며 읽다 저녁에 랩톱으로 열고 보니 글들이 이상하게 줄이 엉망으로 올려 있더라고 ㅎㅎ
다시 줄을 정돈하며 어울리는 음악을 찾아 보았어.
음악위주가 아니라 글위주이어야 하기때문에 어떤 때는 시간이 오래 걸려.
여기 같이 지내는 친구들이 잠든 한 밤중에 이어폰끼고 찾았단다.
네가 좋다고 하니 나도 기쁘네^^.
이곡은 나도 요즘도 자주치고 있어 ... 마음이 정돈되는 신통력이 있더라고 ㅎㅎ
오늘은 모두가 산등반나가는데 나만 집에 있네.
어제부터 어깨가 시큰거리거든..아마도 온갖 등산준비물들을 준비해서 메고 다니니 무거운 가봐 .
그래 친구들이 무리하지 말고 쉬라고 해서...
지금, 며칠만에 호젓이 음악들으며 너에게 글을 쓰고있어.
우리가 언제 다시 만날수 있을까? 벌써 3년이 되어가네...
그리운 선화!
그래! 우리 만나면 서로 교대로 가슴이 저르르한 시들을 암송하자구나.
너의 댓글 너무 반가웠어.
너도 여기 '글사랑'에 너의 주옥같은 글들을 올려봐. 그렇게 해줄 수 있지?
이 곳에서 지내니 저절로 글이 이어지네..
살아가면서 이런 날들도 주어지고...
이런 모든 것을 허락하신 우리의 그분께 감사함이 가득한 요즘의 나날이다.
잘 지내고 또 보자
사랑하는 옥인후배!
오늘은 Labor day로 공휴일이어서 모두들 다 어딘가로 나가서
온 동네가 조용하고 후리웨이도 아주 한산한 날이야..
난 늘 월요일에 쉬니까, 오늘같은 날엔 오히려 나가지않고
집에서 쉬고있지.....
옥인후배가 올린 글을 읽으면서
난 옥인이의 글인 줄 알았지.....
너무 공감이 가는 좋은 글이네.
또 읽고 또 읽었어.
베토벤 비창 ......
내가 참 좋아하고 우리 둘째 아들이 좋아해서
고등하교때 공부하다 밤 늦게도 치곤했던 곡이야..
옥인후배 덕분에 좋은 글, 좋은 음악 잘 듣고 잘 쉬다 나가네...
좋은곳에서 잘 쉬고, 좋은 글 많이 쓰고 오길 바래.
돌아와서 사진 더 올려주면 고맙겠어..(해외지부에 올려줄거지?)
댓글을 올리기전 다시한번 옥인후배가 올린 글을 읽었어...
정말 참 좋다.
정말 그런 친구가 내 곁에 있었으면 좋겠다.
고마워....
경애하는 김춘자 선배님!
열흘간 휴가를 마치고 어제 귀가했어요.
돌아오니 기다리는 일들이 있어 대충정리하고 이곳에 들어왔어요.
반가운 선배님께서 다녀가셨네요.
산중에서 이 시를 읽으면서
안개비처럼 제속으로 스며들더라고요.
저에게 특히 감명주는 부분싯귀를 아래에 적어보면,
.......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으랴.
영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그가 여성이어도 좋고 남성이어도 좋다. 나보다 나이가 많아도 좋고 동갑이거나 적어도 좋다.
다만 그의 인품은 맑은 강물처럼 조용하고 은근하며, 깊고 신선하며,
예술과 인생을 소중히 여길 만큼 성숙한 사람이면 된다.
그는 반드시 잘 생길 필요가 없고, 수수하나 멋을 알고 중후한 몸가짐을 할 수 있으면 된다.
.......
선배님,
올해는 고모님들 병환으로 힘드시지요.
친구 같으시던 막내고모님 여의시고
이제 또 다른 고모님까지...
선배님 맘상하시고 몸까지 상하실까 염려되옵니다.
부디 잘 이겨내시기를 기원해요.
(마지막 등반하다가 쉬었던 고산낙농인들이 거주하는 오두막촌에서...)
옥인후배!!!
저 글.....
너무 좋다...
나도 그 부분이 참 좋아서
우리 남편에게 커다란 소리로 읊어주었지....
"바로 나 같은 사람이네...."
수수한 멋을 알고 중후함의 몸가짐을 할 수 있는 사람.....
음악도 좋고
글도 좋고
이 글을 읽는 우리 마음도 참 좋다..
유안진선생님의 지란지교만큼
여기에 오셔서 댓글을 달고 답을 하시는
선배님들과 친구인 금재가 정말정말 귀하다는 생각이 들어요^^
지란지교를 꿈꾸며를 능가하는....ㅎㅎㅎ
<지란지교를 꿈꾸며>는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또 느끼는 바인데
참으로 명에세이예요^^
그렇게그렇게~~~살다가면 더할 수 없이 좋은 여인일 것 같아요^^
알프스의 아름다움과 호젓함을 나타내는 사진들이
청량함을 더해 주는군요^^
오늘은 헬무트 릴링이라는 고음악을 대표하는 지휘자가 와서
음악회를 열어요^^
바흐의 곡들로 꾸며져 있는데
특히 바흐의 마그니피카트를 연주하기에 지금 그 음악을 찾아서 듣고 있어요^^
김옥인선배님을 생각하면서요...ㅎㅎㅎ
강건하세요, 선배님!!!
처음부터 끝까지.....
나는 반닫이를 닦다가 그를 생각할 것이며, 화초에 물을 주다가, 안개 낀 아침 창문을 열다가,
가을 하늘의 흰구름을 바라보다 까닭없이 현기증을 느끼다가 문득 그가 보고 싶어지며,
그도 그럴 때 나를 찾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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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희후배!
윗 본문글의 한부분이이에요.
지금 저는 중앙알프스 휴가를 마치고 귀가해 비엔나 바쁜 일을 끝낸후 ,
다시 어제부터 근교전원 동알프스로 나와서 지내는 중이에요.
저녁에는 책을 읽고 낮에는 정원일을 하며 지내지요.
방금 점심식사후 좀쉬며 가을 하늘을 바라보고 있어요.
유안진님의 기나긴 산문시를 한꺼번에 읊지는 못하지만,
이렇듯 문득 문득 싯귀가 떠오르는 정경에 앉아 저멀리 있는 친구를 그려봅니다.
인희후배를 첨 만났던 작년 4월27일이 떠오르기도요...
노란 튜울립이 쉔브룬 정원에 흐드러지게 피었었지요.
미정후배,숙후배 또한 보고싶군요.
이리 문득 문득 보고싶은 마음이 구름이 되어 흘러갑니다.
지금 인희후배는 음악회관람한 후이겠네요.
80세가 된 Helmuth Rilling 그분께서 한국을 방문하셨군요.
한국에서 좋은 음악회를 많이 기획하는 듯하여 기쁩니다.
인희후배도 건강 잘살피며 즐거운 나날 맞이하기를 ...
동알프스에서
옥인
유안진 시인??
1941년 경북 안동에서 출생. 서울대 사대 및 동 대학원에서 교육심리학을 전공.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교 대학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음.
1965년 박목월 시인의 추천으로 《현대문학》을 통해 시단에 등단.
1970년 첫시집 『달하』를 간행한 이후 『물로 바람으로』(1975) 『월령가 쑥대머리>(1990),
<봄비 한 주머니>(2000) 등 10여 권의 시집과 시선집을 출간했고,
수필집 『우리를 영원케 하는 것은』(1988) 『축복을 웃도는 것』(1994) 등과
장편소설 『바람꽃은 시들지 않는다』(1990) 『땡삐』(1994) 등의 작품이 있음.
그밖에 『한국의 전통 육아방식』(1987) 등 다수의 전공저서와 논문을 상재.
한국펜문학상(1996), 정지용문학상(1998), 월탄문학상(2000) 등을 수상.
현재 서울대 아동학 교수로 재직 中.
(웹집 시인광장 시인과 프로필에서 옮겨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