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스한 저녁/로키시인 신금재


폭설 경보 내려진 저녁

남쪽으로 달려온

그녀의 손에

노란 난 화분


우리가 사는 지붕엔

불신의 고드름이 주렁주렁

고장난 소통의 물받이 아래로

얼음장이 두꺼운데


잠시 휘청거리다 서있는

겨울 저녁 

노란 난꽃 닮은 한줌 햇살 


그녀와 함께 

따스한 저녁을 걷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