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부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33.허민희
인일의 정신을 드높히는 해외동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의 삶,
‘체 게바라 자서전’
더운 날이 계속되다보니 지친다.
아침에 침대에서 몸을 빼낸 후, 다시 잠자리로 들어가는 순간까지
드러눕는 일은 거의 없는 나다.
그런데 어제는 정말 아무 것도 하기 싫었다.
오랜 숙제처럼 읽기를 미루어오던 한 권의 책을 집어 들고
누워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느 해 한국에서 여행하던 길, 고속 도로 휴게소에서
눈에 띈 이 책을 사서 친구에게 선물했는데
이 태 후,
친구는 다 읽은 그 책을 나에게 도로 주었다.
2년이나 책장에 있다가
새롭게 나의 선택을 받아 읽게 된 책은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의 삶,
‘체 게바라 자서전’이다.
체 게바라란 사람에 대해서 알게 된 것은
십 여 년 전, 김병종 교수의
예술기행 ‘라틴 아메리카’편에서
아르헨티나 인으로, 쿠바 혁명을 위해 목숨을 바친
쿠바의 전설적인 인물로, 그때 나는 상당히 충격을 받았고
그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고도 싶었다.
이 머리 지근거리는 더위에서 내가 읽는 책은
정말 나를 몰두 하게 하여
벌써 책 몇 페이지를 남겨두고 있을 정도로
빠른 속도로 읽어나간다.
체 게바라는
아르헨티나의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의과대학에서 마지막 시험을 통과한 후
23살, 대학 선배이자 친구인 알베르토와 남미로 오토바이 여행을 떠난다.
칠레. 브라질. 페루를 지나 볼리비아까지 종단하는 여행.
8개월간의 긴 여행 동안
한 뿌리의 민족인 남미 각 나라에서 일어나는 불신과 대립
가난과 착취당하는 노동자들을 보고
그는, 그가 사랑하는 라틴 아메리카의 통일과
의사에서 사회를 고치는 혁명가로 신념을 굳히게 된다.
그가 좋아하는 운동과 여행, 글쓰기, 사진 찍기는 그의 여행길에
많은 도움을 주었고
과테말라에서 쿠바 혁명가 피델 카스트로를 만나
그의 원정대에서 의사로 일하기로 하면서
구체적인 혁명가의 길을 걷게 된다.
아르헨티나 인이었음에도 쿠바 혁명에 동참하게 되어
1959년 막강한 독재 정권인 바티스타 정부를 무너뜨리고
쿠바 혁명을 성공 시켰다. 이때 31세.
카스트로가 정권을 잡자
쿠바 시민이 되어
라카바니아 요새 사령관. 국립은행 총재. 공업장관 등을 역임하여
‘쿠바의 두뇌’라 불렸다.
카스트르 정권 수립 후
“나는 정치가가 아니라 혁명가이다. 쿠바에서 내가 할 일은 모두 끝났다.”
란, 작별의 편지를 남기고
밀림으로 간 그는 볼리비아 산악지대에서 게릴라 부대를 조직
정부군과 대항, 밀림에서 싸우다 다리에 총상을 입고 생포,
총살당하는 것으로 그의 생이 마감된다.
“지금의 실패는 결코 혁명의 종말이 아니다.”란 유언을 남겼다.
1967년 10월 그의 나이 39세.
이 책은,
쿠바의 <체 게바라 연구센터>가 자료를 발굴하고
남미의 대표적 작가 빅토르 카사우스가 엮은 책이다.
게바라가 부모, 친척에게 보낸 서신. 인터뷰. 사진 등.
1964년 그의 편지글을 인용하면,
“...내 생각에 당신과 내가 가까운 친척인 것 같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만일 당신이 이 세상에서 불의가 저질러 질 때마다
분노로 떨 수 있다면, 우리는 동지입니다.“
체 게바라 시집을 엮은 이산하 시인은
“체 게바라는 마치 대나무 같은 인간으로 보인다.
끝을 뾰족하게 깎으면 날카로운 창이 되고 꼬부리면 유용한 호미가 되고
몸통에 구멍을 뚫으면 아름다운 피리가 되고,
또 안을 비움으로써 더욱 단단해지는 대나무처럼,
그런 내공을 가진 인간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의지와 신념이 흔들릴 때마다
대나무 마디처럼 한 번씩 매듭을 묶어 자신을 다스렸다.
원칙에 철저하되 유연했고 머리는 차갑되 가슴은 뜨거웠다.....“
(김병종 교수가 그린 삽화)
쿠바 혁명광장 내무성의 거대한 벽에는
체 게바라의 베레모를 쓴 초상 조각이
철 부조 형태로 붙어있다 한다.
삶의 절정의 나이에 죽은 체 게바라의 사진 모습은 보는 이들,
특히 여인들의 가슴을 뒤흔들어 놓는다 한다.
“이 세상에서 이루어야 할 사명이 있다.”고 한 게바라.
너무 젊은 나이에
쿠바의 영웅이, 어이없게 죽은 것이 아쉽다.
영화 였다면, 슈퍼맨같이 죽지 않았을 텐데...
그러나 쿠바인들의 가슴에 그는 영원한 공기,
사랑의 공기로 머물고 있다.(김병종의 라틴 화첩 기행에서, 그의
자서전을 들고 있는 시민과의 인터뷰에서...)
카리브 해의 흑진주라 불리우는 쿠바를
체 게바라와 헤밍웨이가 살아 숨 쉬는 그곳을
언젠가는 가 볼 것이다.
더운날 책 한권를 꺼내 읽는 문학소녀 수인언니를 존경합니다.
덕분에 편히 누워서 10분만에 책 한권 다 읽었어요....
클래식 기타연주도 잘 감상했어요.....
어젯밤에 헐리우드볼애서 11시 반 거의 되어서 돌아와
12시 반이나 되어 잠자리에 들었는데
깨어 보니 5시 15분...
새벽기도는 늦었고 홈피에 들어왔죠...
어제 오랫만에 만나 참 반가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