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부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33.허민희
인일의 정신을 드높히는 해외동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세찬 비가 내리고....
요즘 비가 자주 내린다.
벌써 산과 들은 짙푸른 초록색으로 변하고
하얀 벗꽃, 목련이 활짝 피었다.
마음은 저 산과 들로 향하고,
곧 산에 가야지...하면서도 놓치고 있다.
자연에, 기후에 영향을 꽤 받는 편인 나는
요즘 날씨로, 행복해 한다.
가만히 귀 기울이고 듣는 빗 소리도 좋고,
차창에 또닥이며 떨어지는 소리도 마음을 설레게 하고,
우산에 비 떨어지는 소리도 음악 같다.
비가 내리는것을 물끄럼히 보고 있노라면,
'가만히 빗 줄기를 세며 갑니다...'하는
'그 집앞' 노랫말도 생각난다.
한국에서 살때, 어느 장마철에
이층, 창문 가에서 비오는 것을 보고 있었다.
길거리에 넘치는 물은
길가 배수구의 파진 홈으로 재빠르게 흘러들어가고
물보라를 튀기며 달려가는 자동차들....
창 곁에서 멍하게 그런 풍경들을 보고 있었던, 나는
꽤 젊었었지.
누가 그랬다.
얼마 산 것 같지 않은데 벌써 70년을 살았다고.
어렸을 때는 마루에 앉아 곧잘 비 내리는 것을 보곤 했다.
처마끝에서 떨어지는 비가
마당의 흙을 파, 그 홈에 떨어지곤 했고
젊은 엄마는 나와 동생들을 위해
사다놓았던 카랴멜 상자를 열어 또뽑기 놀이로
우리를 즐겁게 하기도 했던 추억도 생각나고.
또다시 들리는 세찬 빗소리.
어제는 종일 보슬비가,
오늘은 종일 세찬 비가 내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