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영혼이 맑아야 좋은 글이 나온다는데.....
어제 짜장 한그릇(결국 랍스터로 변했지만)에 글쓴이의 자존심을 팔아서인지
오늘은 몹시 피곤하다.
아침에 핼퍼가 둘 풀타임한다고 전화왔다.
주말이면 가게 나가 찍사 해야 하지만
오늘은 그냥 쉬기로 했다.

티브이엔 브리티시 오픈 삼일째가 중계되고
어느새 슬며시 잠에 빠진다.
시노기 전화다.
왜 글이 안 올라 오냐고 추긍한다.
작품구상중이니 방해하지마 한마디 던지고 또 잠에 빠진다.
잠이 들었다 깼다 온종일을 그렇게 보냈다.
지금은 저녁시간...
어제 시노기가 높이 쏜 랍스타가 자꾸 눈앞에 어른거린다.
랍스타 앞에 놓고 약조했다.
오늘은 시노기찬사의 글을 올리겠다고.. ㅋㅋ

어제 오후 조금 심심해서 짜장벙개를 쳤다.
한국에서 내일 도착하는 친구맞이 대책위원회란 구실아래
오랜지족 네명과 숙희 그리고 도우미 두명(순희편과 숙희 아들)
어렵게 어렵게 유턴을 무려 다섯번을 거듭하며
우리는 식당에 모였다.
처음 예정은 짜장 벙개로 정했지만
여러가지 사정으로 짜장이 랍스터로 (순전히 영자의 농간으로) 변해버렸다.
부엉이, 숙희, 숙희 늦동이,그리고 내가 식당에 도착했을때는
시노기가 벌써 주문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식당을 들어서는 순간
식당 한쪽에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아름다운 시노기(아이구... 속 뒤집힌다)가
반갑게 우리를 맞는다.
아니... 그런데.. 어쭈구리...
시노기..미장원 갔다 왔네!!
낮에 통화중 짜장면 자기가 쏠테니 사진은 졸대로 찍지 말라 한다.
나는 직업이 찍사라 절대로 밖에 나올때는 사진기 들고 다니지 않는다.
일만으로도 만족이다. 밖에서는 그런게 신경쓰고 싶지 않다. 걱정말라 했다.
여튼 화장에 단정한 머리가 아주 잘 어울린다.
오늘의 인일의 떠오르는 스타 자격있다.

우리의 수다가 벌어지고 있는 사이
식탁에는 8파운드짜리 가제가 순식간에 요리되어 올라왔다.
파운드라면 짐작이 잘 안가겠지만
쉽게 말하자면.... 흐음... 좌우간 엄청 크다는건 확실하다.
갑자기 주위가 조용하다.
모두 바쁘다. 떠들 여유가 없다.
조금이라도 더 먹으려면 열심히 먹어야한다.
그런데 갑자기 시노기..
카메라를 찾는다.
먹기전에 기념찰영해야한단다.
아니.... 카메라가 어디있냐? 너가 찍지 말자 했자너.. 모두 한마디씩한다.
시노기 손수 차에 카메라 있다고 가지러 간다.
그리곤 가제만 찍으란다.
모지방은 찍지말고 식탁위에 있는 가제만 증거물(ㅎㅎ)로 남겨야한단다.
나에게 확실하게 쏘았다는걸 증거로 남겨야만
냉중에 뒷탈이 없단다.
이렇게 나는 시노기에게 꼼짝없이 뇌물 아닌 뇌물 공세를 받게 되었고
증거까지 남겼으니... 이제 영자의 작품생활은 끝이났다.
아부성 작품을 올려야 할것을 생각하니
갑자기 머리가 터엉 빈것을 느낀다.
시노기와 찍고 박고 싸울때가 할 얘기가 더 많았는데...
갑자기 아부성 발언을 해야한다 하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찌 난감하다.

아 불쌍한 영자...
친구들이여 이답답함을 이해 하시나이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