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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8시가 조금 지난 아직도 아침 햇살이 연하고 고은 아침이였다

노스 케롤라이나 샬롯은 유 에스 에어 허브가 있어 작은도시에서 큰도시로 갈때 한번씩 비행기를 갈아타고

가야하는 사람들이 많이 이용하는 공항이다.
그런대로  깨끗하고, 중간을  중심으로 게이트가 뻗은 손가락처럼  나누어져 있어 걷는 품도 적당하고
가다가 드문 드문 놓여 있는 흔들의자에 잠시 쉬어 메일도 체크 하고 하는 공항이다.


다음 연결 까지 2시간이나 있는데 이 분주스런 공항안에서 무얼하지?
이른 아침부터 계속해서 마셔온  커피로  뱃속이 여차 하면 산을 올려 말썽을부릴 싸인을 보낸다
무얼 좀 먹긴 해야겠는데......
햄버거, 샌드위치 샵을 지나고,  신문 잡지 캔디 가게를 지나, 아침부터 맥주잔을 올리는 스포츠 바도 지나
피자와 파스타, 샐러드를 만들어 놓고 한 조각씩 데워 파는 패스트 푸드점안에
무언가 더운 음식이 줄줄이 담겨 있는게  눈에 들어온다.

어정쩡 옆으로 끼어들어 가까이 보니 이런 저런 눈익은 아침 음식들이 눈에 뜨인다

눈을 감아도 다 보이는 것들.
납작한 소세지, 노란 스크렘블드 에그 ,해쉬 브라운, 마카로니엔드 치즈 ,비스킷 엔드 그래비
그리고 로메인 레터스에 블랙 올리브와 고트 치즈 히끔 히끔 섞어놓은 샐러드.

눈이 마주치자마자 기다렸다는듯이,  음식을 담아주는 여인이 빠르게 말한다. "무얼 먹을래? "
식욕이 제로인 상태에서 음식을 고르고 사는 일은 재미가 없다.
Food warmer에서 반 쯤  말라가고 있는 감자 볶음과 검은 올리브 얹은 샐러드, 그리고 믈 한병을 사가지고
사람들이 드문드문 앉은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가방들을 적당히 밀어놓고
프라스틱볼에 담긴 볶은감자와 샐러드를 내려 놓는다.
모두들 이른 아침에 깨어나온  별  표정없는 부시시한 얼굴로 음식들을 집어 입에 넣고 허공을 본다.


아까운 아침 햇살이다.
저렇게 밝고 화사한  햇살이 비추이는 것들이 고작 이런 쓸쓸하고 마른 모습이라니!
젓가락으로 콩알을세듯 , 말라빠진 해쉬에서 감자조각을 찾아 프라스틱 포크를 휘저으면서
음식 파는소리 , 주문,하는 소리, 의자 끄는 소리 속에 섞여 들리는둣  마는둣  만도린 소리가 들린다
꼴에 피자를 판다고 이태리 음악을 틀어놓았나?
돌돌돌돌 구르는 맨도린 전주에 뒤이어 나오는 노래는 특유한  미성의 "먼 산타루치아"  였다


.......아버지..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시 던 노래.
먼 산에 진달래....  아 목동아  와 함께 "먼 산타루치아"는 아버지가 기분이 좋으실때  잘 부르시는 노래 였다.
다른 이태리가곡과 달리 '먼 산타루치아"의  시작은  잔잔하고 고요하다.

 미   미미 미레도도.....   
 미   미미  파미 솔 솔..
 솔   솔솔  솔파레  미솔미 도도 ..........
행운을 찾아 나폴리를 떠나는 이태리사람들의 노래라고 하든가?

고향을 떠나 오신 아버지의 노래는 언제나 고향의 그리음으로 가득하셨다
먼산에 진달래 울굿 불굿 피었고................내 고항 그리워라
잔잔한 바다위로 저 배는 떠나 간다.  노래를 부르니 나포리 라네........
부드럽고 구성진 아버지의 목소리가 높고 가는 목소리 밑에 잔잔하게 깔리는듯 들린다.

아버지가 그렇게 망향의 그리움에 마음절절 하실때  우린 무얼 느끼고 있었을까?
우린 그저 한잔 술에 기분이 좋아 지신 아버지가 부르는 감상적인 노래라고만 생각 헸다.

반짝이던 아침 햇살은 그 강도를 더 하면서 사정없이 커다란 공항 유리창을 향해 퍼져 오는데
무 표정으로 음식을 먹고 있는사람들도, 말라 빠진 해쉬브라운도, 맥 빠진 맨도린 소리도
가슴깊은  그리움도,,,,,,,아무것도 그 햇살로 더워지는것은 없었다.

휘적거리면서  줄어든 볶은 감자와  올리브 샐러드 접시를 쓰레기 통안에 쓸어 넣고.
언제나 처럼
사진 가방 하나하고 옷가방 하나 다시 추켜 들고 다음에 갈아 탈  게이트로 향한다.

하나 밖에 없는 통로로 사람들이 바삐 지나간다
앞 뒤로 스치며 지나가고 있는 사람들, 다들 제 길을 가고 있는 것일까?
멍하니 앉아 기다리는 사람들은 다 자기가 원하는 곳을 가게 될것 인가?
내가 지금 가고 있는 곳이 정말 내가 가고 싶은 곳인 것일까?

마치 자석에라도 끌리듯  그렇게 걸어가면서 잠시 그런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