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살고 싶어 속세와 연을 끝은지 일년이 넘었다.
그 때문인지 우리집 전화벨은 거의 울리질 않는다.
그런데 요즘 전화벨이 수시로 울린다.

오늘 아침 일찍 집을 나서야 할 일이 있어 일찌감치 서둘렀다.
아침을 대강 마지고 샤워를 하기 위해 마아악 샤워실로 들어가
물세레를 일분쯤 맞고 있는데 전화벨이 울린다.
시노기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구박이 시작된다.
어려서부터 야단 맞는데 익숙한 나지만
이렇게 벗은채로 야단 맞는건 오늘이 첨이다.

나의 억울한 사정을 설명 하자면 이렇다.

어제 저녁 퇴근후
숙희의 고추장에 오이를 꾸우욱.. 누르는 순간
전화벨이 울린다. 방가운 목소리 시노기...(어제까지만)
내용인즉슨
한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열렬한 팬들의 성화에 보답키 위해
사진을 올리기로 마음 먹었다고.. copy right에 상관없이
본인의 사진을 올리라 한다.
5년전에 찍은 사진이 이쁘게 나왔다고 그걸 올리라 한다.
그래서 그건 싫다 했다. 왜냐하면 그건 현실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래 버억벅 우겨 며칠전 한국의 동기 자녀들과 레돈도 비치에서
찍은 사진중 (참.. 시에틀 사는 친구 방문시 데니스 식당에서 찍은 사진 포함)
가장 자연스럽고 구엽게 생긴 사진을 골라 두개 올렸다.
그리고 저녁 식사를 다 마치고
한국의 드라마 "불새" 마지막편을 보고 있었다.
그때 시각이 11시 43분...
야밤에 전화벨이 울린다. 의아해 하는 딸의 눈을 뒤로하고 전화를 받았다.
"(전화 멘트는 항상 교양이 넘친다. 코멩멩이 소리로) "여보세요!!"
바로 들려오는 소리,,,으아~~~ 시노기...
당장 사진 내리란다.
아니다. 그때는 이미 부엉이가 집 전화번호로 질책을 하고 있을때다.
시노기 사진은 걍두고
지 사진만 내리란다. 그렇게 싱갱이 하고 있는데
이번엔 핸드폰.. 이게 시노기다.
빨리 사진 내리란다.
그래 씅질 급한 나... 참지 못하고 소리 버럭 지른다.
올리라 할때는 언제고 한시간도 채 안되어 내리라냐고??
그때 딸이 조용히 내게 다가와 코드레스 폰 건네주며 마당으로 나가란다.
이렇게 밖으로 쫒겨 나면서도 동시 설득에 굴하지 않으니 이제는  협박이다.
이원 방송으로 한쪽귀에는 부엉이 다른 한쪽엔 시노기.. 둘이 동시 협박이다.
부엉이편은 복수전으로 내 사진 올린다고 사진 찾고 있는 중이라 하고
시노기는 인터넷에 안들어 온단다.
아뿔싸.... 그건 안된다...
시노기가 3회  조 용희 언니에게 기쁨조 약속을 한것이 며칠전인데
만약 시노기가 안들어 온다면 나가 어찌 그 모든 책임을 질껴..
그건 절대로 안된다.
그래 착하디 착하고 맘 약한 영자...
돔무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고 실천하며 사는 영자..
더 이상 반항하지 않고 조용히 컴 앞으로 다가갔다.
그런데 이 일을 어쩌냐..
댓글이 쓰여져 있는 글은 삭제가 안된단다.
어쩔수 없이 사진만 내렸다.

나가 뭔 팔자인지 몰것다.
며칠전까지만 해도 속세와의 인연을 모두 끊고 조용히 살고 있었는디....
하루 아침에  다시 나의 삶이 고달퍼 지고 있다.

시노가 부엉아..
나 좀 봐주라.. 잘못했다. 다시는 사진 안 올리마.
20대 꽃같은 소녀 나이에 80 소녀가 된 친구가 불쌍치도 않냐?
어제 오늘 연타로 충격받는 쥔장이 안타까웠는지
내 사랑하는 밴마저도 비실거린다.
길에서 두번이나 시동이 껴졌다. 알긋냐??
더 이상 협박하면 새 차 사달라 할끼여 오캐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