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동네에 작은 음악회가 있는데 같이 가실래요?

며느리가 아기를 미국식으로 앞으로 안고 앞장 섰습니다.

그래서 신이 나서 저녁 나들이에 따라 나섰습니다..

물론 문화 불감증 환자는 떼 버리고 우리 둘과 손자만 가는 것이었어요.

남편은 음악회 한번 데리고 가려면 사정사정해야 하거든요.

동무가 있으면 이래서 좋은거예요.

 

저녁 바람이 한 여름의 땀을 식혀주는데 10 분을 걸어가지 못하여

작은 공원에 도착하였습니다.

벌써 공연은 시작되었는데 음악은 내귀에는 설은, 모호한 것들이었읍니다만

즐거운 공기가 잔디밭에 위에 차곡히 쌓여 있었습니다.

 

어쩌면 분위기가 그렇게나 자유로울까요?

아무렇게나 제 좋은 데로 앉기도하고 눕기도 하고

왔다갔다 하면서  음악을 듣는 것이었어요. 

 

그곳에는 온 동네 아이들이 다 나와 있었어요.

세어보지 않았지만 좋이 백명은 되는 것 같았답니다.

이 동네는 젊은이들만 살고, 아기를 많이 낳는 동네인가 봐요.

 

아이들 데리고 다니는 사람들도 아주 자주 만나지만

샤핑센테에서도 아기용품 가게가 그렇게나 크고 요란한 것에 놀랐는데

그만큼 수요가 있으니까 그럴테지요.

 

아이들은 묘한 힘이 있습니다.

바라만 보아도 미소를 띠게 만드는.

아기들의 손짓, 발짓,몸짓, 음악소리 같은 작은 소리,

까르르 웃음소리, 정말 아기는 자주 많이 웃더군요.

심지어 울음 소리까지 좋을 때도 있어요.

 

우리 어릴 때는 아이들끼리 몰려 다니는 세상이었지만

요즈음에야 어른이 꼭 따라오는 것이죠.

아이들이 없는 세상은 어떨까요?

어른들끼리 일만하고 쉬지 못하고,

생존경쟁의 세상과 싸우고 위로받을 데 없는

희망없고 피곤한 세상이 되지 않을까요?

 

                                                       (아이 셋이 열심히 음악회에 심취해 있는데 어른이 와서 방해를 하네요)

무엇보다 아이들은 희망이고

아이들은 행복입니다.

밤을 설치고 허리를 상하며 안고 서성대도,

더한 어떤 희생을 무조건적으로 하며 돌봐 주어도

그 존재 자체에 감사가 절로 나오는 귀중한 생명입니다.

하나님의 선물이지요.

 

요즈음 넉달된 손자와 두 세 주일째 사귀고 있습니다만

어느 별에서 날아와 내 가슴에 안겨 쉬는 이 아기가 너무나 소중합니다.

내 목소리에 작은 몸짓과 웃음으로 화답하는 아기에게

어찌 아니 정이 안 가겠습니까? 폭 빠져 버릴수 밖에 없지요.

 

아직 우리 손자는 어려서 음악은 아무것도 모르지만

엄마 품에서 한없는 사랑을 느끼며

더욱 행복한 한시간이 되었을 것입니다.

                                                                                                      ( 기타 흉내내는 이 아이 너무나 귀엽더라구요)

음악에 맞추어 춤추는 작은 아이들, 손에 손을 잡고 돌고

혼자서도 음악에 맞추어 어깨를 들썩이는 아이들이 너무 사랑스러웠지요.

평화스러운 정경을 둘러보고 또 보며 천국의 한 모퉁에 와 있는 착각에 빠졌습니다..

 

어른들은 음악과 상관없이 이웃과 만나 떠들며 이야기에 열중한 사람도 있습니다.

아예 저녁 간식을 싸 들고 와서 온 가족이 나눠 먹고 마시는 모습도 보입니다.

간간이 한 음악 한 곡조씩 끝나면 열심히 박수를 쳐주는 사람도 있습니다.

 

이 작은 음악회는 여름철에만 일주일에 한번씩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공연한다고 합니다.

자원봉사 수준이 분명한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다니

보람이 많이 있을 것 같습니다.

 

점점 해는 지고 조금씩 빛이 걷혀가고 어둠이 조용히 둘러싸니 음악회도 끝이 나더군요.

그래도 음악회 핑게로 친구가 된 사람들은 떠날 줄을 모르고

한 여름밤의 꿈에 취하여 마냥 앉아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이런 작은 음악회는 처음이었고

미국사람들의 삶을 즐기는 모습도 이렇게 가까이 보기는 흔치 않은 기회였습니다.

며느리와 다음에 또 가보기로 하고 돌아왔답니다.
(2011년 8월)




그날 들었던 음악 비슷한 것을 찾아서 올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