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와 영어...
우리는 영자 돌림 한 가족이다.
당연히 영자는 영어를 아끼고 사랑해야한다.
그런데 영자는 영어라면 골머리가 아프기 시작하고 잠이 쏟아진다.
그러기에 영자의 학창시절 그 인기 좋던 이 진홍 선생님께 출석부로 머리를 맞으면서도
영어와 친숙하기를 거부했다.

그런 영자에게 운명이란 요사한 것은  
영어를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으로 영자를 떠밀고야 말았다.
20년전 어느날 갑자기 영자의 미국행은 타의에 의해 결정되어지고
많은 세월이 흘렀다.
웃지 못할 많은 일들이 지금 돌이켜보면 민망하기도 하고
한편으론 구겨진 삶의 도피처로 삼고 20년 가까운 세월을
이곳에 적응하며 살아왔다.

18년전 영자가 영어라고는 yes or no 만 알고 있을때는
상대의 얼굴을 보고 예스와 노를 결정했다.
상대가 웃으며 말하면 무조건 예스...
조금 심각하면 노우..

이렇게 일년 정도를 커뮤니티 칼리지에서 공부하고
학교 직업 알선소를 통해 Newport Beach Airport 근처에 자리잡은
Guliver's 라는 American restaurant 에 bookkeeper로 취직되었다.
메니저와 인터뷰할때 떠듬거리는 영어로
영어 못하는데 그래도 고용하겠냐고 물었던 기억이 있다.
메니저는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내가 할일은 직원들이 출근하기전에 혼자 사무실에 나와
돈 계산만 끝내면 된단다.
단 한가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까지 전화가 오면
예약은 받아 놓아야 한다 설명했다.

일년정도 일하는 동안 한가지 큰 실수를 기억한다.
크리스마스 즈음은 예약이 많이 들어올때다.
이곳은 주로 예약 손님이 타주에서 이곳 공항에 내려
식사를 하려고 장거리 전화를 많이 한다.
그때 나의 영어 실력은 완전히 뽕꾸라...
더군다나 전화 대화는 더더욱 알아듣기 힘들었다.
그저 날짜와 시간만 틀리지 않게 알아듣고 적어 놓는 정도였다.
그날도 타주 엑센트가 강한 고객이 전화 하여
크리스마스날 12명을 예약하고 싶다고 하여
12월 24일에 예약 손님 12명을 적어놓았다.


26일 출근하자 메니저 호출이다.
다정하게 미소지으며 묻는다.
만약 고객이 전화하여 크리스마스날에 예약을 하겠다면
몇일로 reservation sheet에 적겠냐고 물었다.
나는 그때까지도 그 질문의 의미를 깨우치지 못했다.
어리둥절해 메니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으니
메니저 다시 미소지으며 설명한다.
어제 complain이 하나 있었다고 한다.
택사스에서 공항에 도착한 열두명이 식사를 위해 식당에 왔는데
식당이 닫혀 있더란다.
그제서야 나의 실수를 알 수 있었다.
12월 25일은 휴일이다.
그러기에 나의 생각으로 크리스마스는 당연히 24일 저녁이다.
결국 메니저는 그 고객들을 그날 오픈하고 있는 다른 식당으로 인도하고
그들의 식사비를 모두 지불했다 했다.
결국 그후 몇일후..........
I was out of job..........

가끔 식당에 가면
주문하는 일이 식당 들어가기전부터 headache 이다.
뭔넘의 물어보는 말이 그리도 많은지...
메뉴를 보는것부터 시작해서
음식이 식탁에 나올때까지는
완전히 한학기 공부 실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일단은 예스와 노우를 정확하게 때려 잡아야하고
선택의 질문을 했을때는...
적어도 하나는 알아 들어야 그대로 발음 카피해서 대답할 수 있다.
지금 생각하면 그중 가장 어려웠던건
waitress 가 스프와 샐러드중 무었을 원하느냐 물을때다.

Waitress said, Would you like soup or salad?
이말이 나에게 supersalad로 들린다.
그러면 으흠.... 으로 대답한다.
그러면 웨이트레스 다시 묻는다
soup or salad?
그럼 이번엔 처음번 답이 틀린걸 눈치채고
YES!!!! 라고 대답한다.
또 다시 묻는다.
soup or salad??
그럼 이번엔
NO!!!
이런 상황까지 가면 웨이트레스 포기한다.
그냥 아무거나 지 맘에 드는걸로 가져온다.
어떤날은 야채 스프가 나오기도 하고
다른날은 샐러드가 나온다.
웨이트레스가 샐러드로 결정하는 날은 더 괴롭다.
질문이 또 늘어나기 때문이다.
What kind of dressing would you like to have?
아고야..... 이때부터는 입맛 밥맛 다 잡친다.
더이상 대답하고 싶지도 않다.
무조건 지금부터는 okay 로 대답한다.
뭔넘의 소리인지 암것도 모른다.
짐작으로 드레싱의 종류를 말하는거 같은데...
돌기 직전이다.
이렇게 힘든 과정을 거쳐
음식이 테이블에 나올때면 테이블 놓은 음식은
내가 상상하고 시킨 음식과는 전혀 다른게 나온다.
일단 음료수부터 커피를 시키면 코카 콜라가 나오고
샐러드에는 생전 맛도 안본 이상한 드레싱이 올려나오고...
(처음엔 블루 드레싱을 거의 입에도 못 대었다)
메인 메뉴도 소고기 스테잌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으면
치킨이 나오기도 하고... 돼지고기가 나오기도 하고..

이렇게 힘들게 미국 생활에 적응하여
지금은 감정표현정도는 하고 산다.

그런데 갑자기 며칠전부터 머리가 또 띠익띡 아프기 시작한다.
시노기덕에 옆동네 아저씨가 에스에이티에나 나오는
영어 퀴즈로 나의 밤잠 낮잠... 모두를 설치게 하고 있다.
겨우 한가지 풀어 놓았더니
이제는 이단계 생략하고 삼단계 영어로  불쌍한 영자를 괴롭히려고 구상하고있다.

옆집 소년이여!!!!!!
날 좀 봐주소...
영어라면 머리 쥐내린다는 사람 여기 많소.
진짜 실력파는 한국에 모두 있으니
멀리 타국땅으로 유배와 겨우 적응하고 살고 있는
영자를 불쌍히 여기시어
몸도 마음도 피곤한 영자...
잠이라도 편히 자게 하여 주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