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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사는 일이 쓸쓸해 질 때



                                    이채

누구를

사랑하는 일보다

미워하는 일이 힘든 것임에도

누구와 사소한 다툼에도
 
지는 일보다

이기는 일이 힘든 것임에도

우리는

힘든 일을 마다 하지 않습니다

미워한 들 무엇하며

이겨본 들 또 무엇하리오
 
가끔 사는 일이 쓸쓸해 질 때

인생이 무어냐고

사랑은 또 무어냐고

하늘에게 땅에게 물어봐도

그 누군들 마땅한 대답을 할 것인가

서산녁에 노을빛이 물들면

내 어머니 부르는 소리에

툭툭 털고 집으로 돌아가는

한나절 소꼽장난 같은 인생살이

잘난 너도

못난 나도 이 생명 다하면

곤한 소꼽놀이에 깊은 잠 드나니

가끔 사는 일이 쓸쓸해 질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