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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덥다 라기 보다는 뜨겁다, 란 말이 어울리는 남가주의 여름.

 

뜨거움이 다른 해 보다 심했던 올 여름.

덥다란 말을 입에 올리면 더 더운 것 같아서

덥다란 말도 않고 사는데

 

일상의 삶도 변한 것 없이

매우 평범하고 인온한 일상을 살고 있는데

갑자기

입술에 흉한 물집이 잡히고 부르텄다.

 

내 몸은 저절로 더위에 지쳐

역반응을 하는 가도 싶다.

 

어렸을 때는

해마다 여름철에 한 두 번은 더위를 먹어 앓았다.

머리에는 얼음 수건을 올리고, 수박화채를 먹고

때론 쓴 육모 초도 다려 먹기도 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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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뜰 울타리 너머 야생 포도가 주렁주렁 열리

보라색으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을 본다.

다음 주엔 수확해서 설탕에 재워도 좋으리.

 

아침저녁 선선함에

세월은 물 흐르듯

구름이 흘러가 듯,

소리 없이 흐르고, 이 여름도 제풀에 지쳐 사라지리라.

 

 

순간순간 묻어오는 서글픔 속에

순간순간 이렇게 살아있어

움직이고 느끼는 것에 감사하기도 하고

 

책 속에 몰입하기도 한다.

한국 TV ‘알쓸신잡을 보다가

드디어 조정래 작가의 태백산맥을 읽기로 결심을 했다.

친구 집 책장에 가지런히 꽂혀있는 15권의 책을

쓰윽 보며,

암담하고 진부하고 답답한 내용일 것이라 생각되어

부러 못 본 척, 지나치기만 했는데

책을 빌려 읽으며

요즘, 이 책 속에 푹 빠져있다.


해방 후, 분단 된 조국에서 이념적인 갈등과

그 시대 상황과

각계각층의 다른 등장인물을 이렇게 절묘하게

생생하게, 잘 표현 할 수가 있을까!

 

지루하고 맥 빠지는 이 더운 계절에

책 속에 몰입하는 것 만한 것이 또 있을까 싶다.

마침 친구 집에 이 책이 보관되어 있는 것이


나에게 큰 행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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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opin-Fantaisie-Impromptu, 쇼팽 - 즉흥환상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