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마찬가지이지만
어린 시절엔 유난히 먹기를 취미로 삼으며 살았던것 같다.
어제 친구들과 짜장면을 먹으며 이런 저런 얘기끝에
나의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을 되살려야 했다.

중고등 학교 시절 방학때면
나와 언니는 극장 매표에서 극장표를 팔아야 했다.
언니와 내가 세살 차이이니
당연히 언니가 매표주임 나는 똘마니...

조그만 공간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일이
그 나이에는 아주 지루했었다.

먹고 놀고 자기를 즐기던 영자가
어버님의 숭고한 뜻을 알리가 없었다.
아버님께서는 언니와 나에게
그 공간을 도서실로 제공하셨던 것이다.

휼륭하신 아버님의 뜻과는 전혀 상관없이
영자는 그 곳을 놀이터로 착각하고
어린 시절을 보냈던 것이다.

나의 놀이터에서 주로 하던 일은
팔뚝 맞기 민화투로 주로 시간을 보냈다.

지금에야 얘기지만 언니를 사정없이 팰 수 있는 유일한 게임이었다.
지금도 가끔 언니는 그때일을 돌이키며
나에게 불평을 털어 놓는다.

언니는 동생인 나를  도저히 쎄게 때릴수 없어서
봐주면서 때렸지만
나는....용서 없다. 아주 사정없이..
완전히 팔뚝을 씨뻘겋게 두둘겨 패준다.

그렇게 한참을 하다가
언니가 성질나면 화토판이 깨진다.

화투판이 깨질때 쯤
우리는 스을슬 배가 고파지기 시작한다.
그러면 삥땅 뜯기 공작이 시작된다.

그 당시에는 영화사에서 영화 배급을 할때
한명의 영화사 직원이 따라 나왔다.
배출에 따라 분할제로 수입을 가져가기 때문에
그들도 나름대로 우리쪽을 지켰던 것이다.

거기다 무서운 나의 아버님을 속이는 것은
탈세보다 더 무서웠던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누구냐?? 바로 영자 아니냐...

일단 영화사 아저씨 꼬시기 작전으로 들어간다.
온갖 아양( 예를 들면 혀 짧은 소리로 아찌.. 나 배 고파..)아닌 아양..
작전이 성공할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공격이다.

일단 영화사 아제 꼬시고나면 또 한 분..
바로 극장 입구에 계시는 기도 아제..
그분 명성은 아주 대단하다.
어릴 시절 극장을 숨어 들어가 본 기억이 있는 사람은 알겠지만
역앞에서 어린 소년들 극장 슬쩍 들어가다
그 아제에게 걸리면 그날은 아주 듁음이였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바로 그 아제 꼬시기 작선..
그런데 그렇게도 무서운 아제도
우리언니에게는 밥이다.
언니의 애교로 따악 일분이면 족하다.

이렇게 어렵게 작전에 성공하면
우리는 치사하게 짜장면을 오더 하지 않는다.
언니와 나.. 배짱이 커진다.
젊잖게 둘이는 잡탕밥을 시킨다.
그때 잡탕밥의 가격이 얼마였는지 기억은 없지만
하여튼 짜장면의 몇배의 가격이였던것만은 확실하다.

이렇게 행복한 시간이 지나면
영자는 노곤함을 느낀다.
언니는 계속 극장표를 팔아야 하지만
영자야 신경쓸일 없다.
그냥 옆에서 늘어지게 한 숨 때린다.

그렇게 해도 하루가 지나지 않으면
극장에 들어가 영화 한판...
영자는 어린 시절을 이렇게 바쁘게 하루 하루를 보냈다.

영자가 공부를 못했던 이유가 바로 이때문이였다.
영자도 영자 나름대로 바뻤던 것이다. (:~)(:o)(: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