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eethoven,symphony No.2
          - 제2악장 Larghetto ♪







      솔직해야 지혜인이다.

      논어에 "不知爲不知 是知也니라"는 말이 있다.
      "모르는 것은 담대하게 모른다고 말하라
      (Say you don't know it, if you don't.)는 뜻이다.
      한 때 우리 나라에는 '체병 걸렸다'는 말을 자주 쓴적이 있었다.
      갖지 않은 재산을 가진 체, 대학을 졸업하지 않았으면서 졸업한 체,
      모르면서도 아는 체, 알면서도 모르는 체...

      그 중에서 제일 흔한 것이 모르면서도
      아는 체하는 것이있다.
      특히 지도자 (선생이나 목사에 많다)에게
      그들의 전공에 관한 질문을 할 때 잘 알지 못하지만
      모른다고 하면 권위가 떨아진다고 생각해서
      아는 체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때만이 아니라 지금도 그렇다.

      나 역시 그런 바보 같은 유혹에 빠진 일이 많다.
      나는 몇 군데 정기적으로 에쎄이나 칼럼을 쓰는 것을
      아는 사람들은 내가 마치 글쓰기의 도사(道士)나 되는 것처럼
      대단한 인물 취급하는 사람이 있다.
      그럴때 겉으로는 "내가 글 쓸 줄 압니까..."
      라고 겸손한 체 하면서도
      속으로는 이렇게 말할 때가 가끔 있다.
      "내 글이야 그런대로 알아주는 편이지.
      특히 영어의 어원 해석에 있어서는,
      그것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으니..."

      옛 사람들은 모르는 것을 아는 체 하는 것을
      어리석다(愚)라고 하고 솔직하게 모른다고 하는 것을
      진짜 아는 것(知)라고 했다.

      이 세상에는 잘난 체 하는 사람이 많기 때문에
      문제라고 한다면 우자(愚者)천지인 셈이다.
      특히 지도자에 속한 사람들이 愚者이면 그들을 따르는 사람들은
      자연히 愚者들이 되고 만다.

      반대로 모르는 것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더 많은 연구를 하는 사람(知者)이 많은 세상은
      참 멋질 것이다.
      특히 지도자들이 모두 솔직하게 모른다고 하는
      知者가 되면 그들을 좇는 민초(民草 )
      모두 知者들이 될 것이다.

      성경은 "미련한 자라도 잠잠하면
      지혜로운 자로 여기우고 그 입술을 닫히면
      슬기로운 자로 여기우니라 (잠언 17:28)"라고 충고한다.

      다른 사람에게 자기를 알리기 위해
      함부로 입을 여는 것 보다는 입을 다물고 있으면
      지혜자 취급받는다.
      하기야 세상 모두가 갖지 않은 사람을 무시하는 편이니까
      무시당하기 싫어서라도
      가진 체를 해야 인정받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체' 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결국 갖지 않은 것이 들어 나게 마련이란 말이다.
      갖지 않은 것이 들어 나면 그는 어리석은 자에다가
      거짓말쟁이 취급까지 받고 만다.

      평소에 많은 지헤를 갖도록 노력하기만 하면
      재산이나 외모같은 것에서 부족해도
      참 기쁨과 지신을 가지고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