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는 날아가면서 뒤돌아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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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문집은 류시화 작가가 여행하면서 겪고, 경험하고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인도. 네팔. 아프리카의 오지 같은, 작은 부락에서 전래되어오는

잠언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므로 이 책은 천천히 읽어야 한다.

 

한국에 갈 때마다 몇 번은 서점을 들리게 된다.

눈에 띄어, 무심코 집어 든 이 한권의 책을 읽으며

적잖은 위로와 충족감이 내 안에서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고

한 동네에서 친구가 된, 40년 지기 친구 모습이 떠올랐다.

일본 북해도 여행을 함께 했는데

그 멋진 여행지에서

늦은 밤 그녀는 옛날이야기를 다시 꺼내었다.

결혼해서 시집과의 갈등에서 온 고통을,

지난 날, 수도 없이 들은 그 이야기를 다시 꺼냈다.

나는 듣기가 민망했다.

사람에 따라선 별 대수롭지 않은 일이

그녀의 내면에서 지워지지 않고 오랜 세월 동안

문득 문득 그녀를 차고 올라오는

그녀의 고통이 생각나서 이 책을 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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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실과 회복에 관한 이야기.

책을 읽으며, 나도 깨닫는 바가 많았다.

마음이 담긴 길을 걷는 사람은

행복과 나란히 걷는 것이다.

우리의 삶에서,

마음이 원하는 삶을 사는 순간이 얼마나 될까 만은

그래도 위로가 되고 용기가 된다.

 

행복은 목적지가 아니라 삶의 여정에서 발견되므로

이 순간, 가슴 뛰는 순간이 내 것이다.

그러므로 이 순간을 즐겨라.

버리고, 비우고, 지금을 사는 일, .

 

몇 산문들은,

그의 페이스 북에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책을 읽으며 메모한 것 중 하나를 소개한다.(P.55)

 

우리는 인생에서 많은 것들을 놓쳤다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가장 많이 놓친 것은 지금 이 순간들이다.

인생의 봄날은 언제나 지금이다.

행동하는 날, 그날이 바로 길일이다.‘

 

스스로를 무시하며 산다말도 충격으로 다가왔다.

 

이 책의 마지막에 실린 이타카

고대 그리스 시인 호메로스가 쓴 대서사시 [오디세이아]에서

트로이의 목마라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펴 전쟁을 승리로 이끈

그리스의 장수 오디세우스가 전쟁을 마치고

고향 이타카로 돌아가는 험난한 과정을 그리고 있다.

 

우리 모두는,

고향으로 돌아가는 여정 중에 있는 오디세우스라고.

어느 날 이 행성에 태어나

다시 우리의 본향으로 돌아가기까지의 여정이,

삶이라고.

 

인간은 집을 떠나 새로운 장소를 향하도록

운명 지어진 존재라고 생각하는데

왜 오디세우스는 집으로 가기위해

그토록 험난한 여행을 해야만 했는가?

 

작가는 말한다.

인생을 살면서 깨달은 점은 어는 곳을 가고 있든

내가 집으로 향하고 있음을.

인간은 모두 자신의 집에 이르기 위해 여행하고 있음을.

집으로 향하는 멀고 긴 여정.

그 여정이 곧 진리 발견의 길이고 자아실현의 과정이다.“ 라고.

 

우리 각자의 삶은 한 편의 [오디세이아]이다.

그 대서사시의 완성은 우리 자신에게 달려있다.

그러므로 우리가 걸어가는 길이

각자의 이타카 여행이어야 한다.

그 길에서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우리의 순례이다.

 

당신의 이타카는 무엇인가?

당신은 그 이타카로 가는 길 어디쯤에 있는가?

 

목적지가 아니라

그곳을 향해 가는 길 위가 바로

이타카임을 이해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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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 S Bach, Sicilienne BWV 1031 Valentina Lisit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