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부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33.허민희
인일의 정신을 드높히는 해외동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나는 순발력이 별로여서
갑자기 말을 해야 한다던가 하면 속으로 벌벌 떠는 편이다.
머리가 잘 안돌아가니 남 앞에서 왠만하면 말하고 싶지 않다.
웃기는 추억중에 시골 초등학교 전교 어린이 회장을 한 적이 있는데
그건 어쩌다가 웅변을 달달 외워서 잘 한 것 때문에 몰표를 받았던 것 때문이었다.
어린이 회장이란 회의를 주도해야 하는 것인데
죽기보다 하고 싶지를 않아 결국 한번도 회의를 하지않고 졸업하고 말았다.
중학교때 여상이네 집에 놀러가면서
속으로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하나?" 큰 고민을 하던 기억이 지금도 나는데
워낙 말을 재미있게 할 줄을 몰랐던 모양이다.
이번에 갑자기 파티 중에,
각자 닮은 영화배우 이름을 대라니...
세상에, 순자는 자기는 김태희 닮았다고 뱃장좋게 이야기 하던데
그렇게 이야기 하니 정말 그런 구석이 있어..하고 수긍이 가던데, ㅋㅋ
나는 갑자기
그나마 알고 있는 영화배우 이름도 정말로 단 한개도 끄집어 낼수가 없게 머리가 하얗게 질려버렸다.
영화구경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배우들이 복수를 한 모양!
그야말로 내가 닮았다고 생각했던 식모 단골 아줌 황정순인가 하는 이름도
실은 맞는 이름인지 아닌지 몰라 헤매니 분위기나 망쳐놓고 망신살!
이거야 나이탓인지 뭣인지 알수가 없다.
두가지 세가지 말할 것이 있더라도 남 앞에서 길게 하는 것 딱 질색이어서
막상 하게 되면 한가지도 제대로 못하고 짧게 끝나고 말면
어색하기도하고 부끄럽기도 하다.
글을 쓰면 다듬고 고치다 보면 내가 하고 싶은 말을 표현해 낼수도 있어서
미리 준비해서 대강 보면서 하면 큰 하자가 없을텐데
그날 버스 안에서 각자 이야기를 하라고 하니
나로서는 이렇게 글로 써보는 것을 미리 할수 없었던 것이 한이라
집에 와서 조금 더 정리해 보았다.
버스에서 못다한 말...
내가 과연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이었을까? 하고.
.........................
사랑하는 인일 선후배 동문 여러분! 만나서 반가와요!
새해에는 모두 하늘 복 많이 받으세요!
선후배 사랑이 끈끈한 인일 동문인 것이 자랑 스럽습니다.
춘자후배가 올때마다 암투병 잘했다고 추어줘서 좀 쑥스럽지만 감사하기도 합니다.
직장암으로 말하면 2014년 1월에 수술하여 이제 그때로 부터 만 4년이 지났고
모든 화학 요법이랑 방사선 치료와 마지막 원상복구 수술 수순까지 끝난 것은 9월이었으니까
3년 반이 지난 것으로 볼수도 있어요
3기나 된 직장암을 투병하는데 동창들이 모아준 성금과 함께
동문회에서 김춘자 후배와 호문선배님까지
수인이랑 함께 피닉스까지 방문해 준것을 평생 잊지못할 고마운 일,
사랑의 빚으로 기억하고 있지요.
그것도 맛있는 떡이요, 과일이요, 잔뜩 싸온 대다가
이곳에 와서까지 또 나가서 꽃화분까지 몇개나 들고 들어온 못 말리는 김춘자 후배...
가끔씩 잊지 않으려 노트를 들여다 보곤 합니다.
이제 거의 정상적으로 활동을 하고 있으니 암투병을 언제했었나 잊을 만했는데
여기와서 또 춘자 후배가 이야기 하는 바람에 그때를 회상해 보았습니다.
그때는 죽음을 많이 생각했고,
인생의 의미와 목적을 많이 생각한 기간이었죠.
지금은 나날이 영육의 축복을 많이 주심으로 늘 감사가 충만하여 살고 있습니다.
저는 요즈음 날마다 자기 전에 감사제목을 써보는 습관을 갖게 되었습니다.
매해 추수감사절이면 한해동안의 감사제목을 써왔었는데
그 전 것들은 어디에 두었는지 잃어버리고
컴에 저장한 것은 2008년부터였으니까 꽤 오래 된 셈입니다.
그런데 작년 가을에
날마다 감사제목을 써보라는 도전을
한 책을 통해 받게 되어 쓰기 시작했어요.
잠깐 동안에 벌써 600개도 더 넘었어요.
날마다 5개로부터 12개쯤 써보는데 그렇게 모이더라구요.
이 나이 되도록 오히려 감사거리가 이렇게 많아지다니
눈물나도록 감사한 일이 아닐 수없습니다.
미국와서 고생을 하지 않은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만, 옛날 것은 다 차치 하더라도
피닉스 와서 웨딩샵 장사하는 것이 잘 안되어
문을 닫게될 때의 황망하고 스산하던 그 슬픔은 언젠가 다 잊어버렸구요.
감사거리 중에 가장 큰 감사는
2년전부터 내게주신 물질을 나만 만족하게 쓰고 마는 것이 아니라
조금이라도 남에게 나눠주며 살기로 해서 실천해 보았는데
이일은 말로 다 할수 없는 기쁜 일이 되고 있습니다.
덤으로 사는 내 인생..
아마도 그때 발견하지 못했거나 치료 받지 않았으면 지금쯤 여기 없겠지요?..
덤으로 사는데 우리들이 이렇게 복될 수가 있을까
남편과 말하고 또 말하면서 믿을수 없어 하지요.
다 주님의 덕분이에요.
언제 가더라도 죽는 그날까지 감사제목을 써내려 가며
내 인생 최고의 날들을 갱신할 것입니다.
내 인생 최고의 날은 아직 안 왔어요.
아직 안 왔다는 것은 오늘도 내일도 최고의 날들이지만
아직도 계속 오고 있음을 믿는 것이고요,
죽는 날은 제일 축복된 날이 됨을 믿습니다.
창조주 하나님, 나를 위해 이땅에 오셔서 내 죄를 담당하시고
내대신 죽고 또 부활하심으로
당신이 나의 주와 하나님 되심을 증명하신 그분을 믿는 믿음 때문입니다.
나에게 주님과 함께 모든 것을 허락하시고
또 모든 것이 되어주신 그분께 감사하는 마음뿐 이랍니다.
말로는 잘 못하지만 글은 또 길어져 버렸네요.
마지막으로 피닉스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리집은 지하실에 750 sq에 방이 둘이나 있는 좋은 집을 일년 반 전에 주님이 주셨어요.
먼저 살던 집보다 손님을 맞이하기에 더 쓸모가 있는 집이에요.
이번에 소피아 선배님이 여행 중에 그냥 지나가셨다고 해서 섭섭했습니다.
모두들 그렇게 하지 마시고 꼭 연락 주시고 들어와서 하루라도 자고 떠나세요.
13년을 살아서 이제는 이 인근을 잘 알게 되었으니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하루가 아니라 사흘은 문제 없어요! 말만 잘 하면 한달이라도!ㅎㅎ
시시한 긴 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2018년 1월)
인선 선배님
글을 쓰는 사람들의 대부분이 대중 앞에서 말을 잘 못 한다던가
말을 아낀다던가
아님 대화 도중 불쑥 남의 말을 자르고 끼어들지 못하는 성격을 갖고 있지 않은가 하는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맘이 약하고 소심하다고나 할까..
글을 쓰면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할 수가 있지요.
누가 interrupting 하지 못하고 자기의 생각을 피력할 수 있으니끼요.
선배님은 똑똑하신거죠.
이렇게라도 하고 싶었던 자기의 말을 글로 남겨 주실 수 있으니까요.
좋은 일이예요.
선배님은 올곧은 사람
흐트러짐이 없는 분..
그렇게 보여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사실 저도 하고 싶은 말을 말보다 글로 하는 게 편한 류의 사람입니다.
별로 말이 없었는데 나이가 들고 많이 변했어요.
어제 아침 일찍 손목수술을 했어요.
왼손으로 타이핑 하는것이
쉽지않지만
인선언니글에 꼭 댓글을 달고싶어
끙끙거리며 타이핑해요...
직장암 3기를 용감하게 이겨내신
강하고 위대한 인선언니의
그 믿음을 존경해요.
난 해모그로빈 수치가 자꾸 낮아져서
골수검사를 해야한다는데 그게 무서워서
밤잠을 못 자고 있는데.....
믿으면 영광을 보리라 하셨는데
나에게 지극히 작은 믿음도 없나봐요.
인선언니의 건강한 그 모습을 동문회에서
보는데 속에서 뜨거운 눈물이 올라오더라구요.
.........
더 쓰기 힘드네요..
김춘자 선배님!
손목수술에
또 다른 부위가 안 좋으시다고요.
어쩌다 이런 일이
늘 쾌활하고 에너지가 넘치는 선배님이라 믿기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선배님께서는 그 넘치는 에너지로 거뜬히 물리치실 거얘요.
솔직히 말 해
선배님께서 남들에게 베풀어 준 기쁨이 얼마나 많은데
그 빚 다 받으려면
수십년이 되어도 못 받지 않을까요?
빨리빨리 병원도 다니시고
빨리빨리 쾌차하십시오
실은 이틀 전에 선배님의 정겨운 카드를 받았습니다.
감사 카드를 쓰려 하던 참에
이곳에서 선배님의 소식을 듣고
급한 마음에 몇 자 적었습니다.
좋은 소식이 들리기를 기도하겠습니다.
추신...아픈 손으로 답글은 절대로 쓰지 마십시오
인선 선배님, 순발력이 별로여서 갑자기 많은 사람앞에서 말을 하려하면 속으로 벌벌 떤다구요?
저도 그렇답니다. 그러나 선배님의 글솜씨와 그림솜씨, 깊은 신앙심은 따르고 싶을 만큼 훌륭하십니다.
2년전 12기 환갑때 아리조나에서 팜스프링까지 운전하고 오셔서 파티후 2부시간에 오붓하게 앉아
이야기 나눈 시간이 아직도 기억납니다.
암투병을 한 분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건강하고 긍정적이고 겸손해서 놀랐지요.
이번 동문회에서도 많이 반갑고 즐거웠습니다. 피닉스 근처에 갈 때 연락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