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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피 초창기 시절

아마 모두 우연히 인일여고 홈피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까마득하게 잊고 지냈던 10대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거리와, 함께 했던 친구들을 생각했을 것입니다.

이런 홈피라는 공간이 있어 마음속 깊이 숨어 있긴 하지만 거의 잊고 지냈던 친구들, 혹은 잊고 싶었던 기억들을 어쩌면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놀라고 설레지 않았을까요?

많이 낯설어 하면서요.

저는 그랬어요.


당시 브라질에 살고 계셨던 영희 언니를 그렇게 홈피에서 만나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내 맘대로 우리 브라질 영희언니 이렇게 정해버린 거였죠.

한국에 오셨을 때 바람처럼 뵙기는 했지만, 이렇게 오랜 시간 그야말로 찰떡같이 붙어 오랜 시간 보낸 적은 처음이었는데, 이런 게 너무나 당연했고;; 자연스러웠습니다.

그리고 그 마음 그대로 미국의 여러 언니들, 친구들, 동생들을 만났습니다.


여기저기 흩어져 사시는 미주 동문들이 서로 만나 기뻐하고 마음을 나누는 모습은 뭐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감격스러웠습니다.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임원진의 지극한 정성과 준비는 말할 것도 없지만, 그곳에 사시는 동문들의 만남의 기쁨은 조금 떨어져 바라보는 저의 눈에도 귀하기 짝이 없어 보였습니다.

행복 그 자체였습니다. 시종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그 힘든 고난의 시간을 보내시고도 그토록 멋지고 고운 모습으로 나타나 미주 동문회에 대한 사랑을 보여주신 김춘자 선배님의 열정은 무슨 말로 표현해야 할지요.

봄날 언니들이 -우리를 대신해서 우리 춘자를 꼭 안아 줘- 하고 말씀하셨고, 그래서 다가갔지만 가슴이 벅차서 소리가 나오질 않았습니다.

그 마음을 그대로 받아주셔서 더욱 힘내시기를 빕니다.


어제 공항으로 떠나면서 영희 언니를 해고했습니다만^^;; 

다시 고용할 날을 기대합니다.

엘에이 1주일 투어 가이드로는 최고라는 것을 제가 보증합니다.

골목 골목, 멋진 건물들, 음악 홀, 공원, 산책로, 등산길, 학교, 박물관, 미술관......

아마도 영희 언니가 저에게 전생에 빚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제가 여러분에게 고용되겠습니다.

한국에 오시면 그저 내 집이려니 하고 연락주시기 바랍니다.

혹시 시간이 되셔서 광화문 근처에 오시게 되면 우리 동생 사는 동네니 좀 걸을까 이렇게 생각하시고 오시면 됩니다.


모든 것을 총책임지고 주관하신 온희 언니.

놀라운 능력자이십니다.

정말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그리고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같은 방을 쓰며 좀 더 가깝게 마음을 나눌 수 있었던 분들.

자세히 이야기는 나누지 못 했지만 웃음과 눈빛으로 마음을 나눈 분들.

요세미티에서 5마일 정도 힘차게 함께 걸을 수 있었던 귀한 시간.

작은 카페에서 상큼한 샐러드를 나누며 음악 얘기를 할 수 있던 시간.

갓 여행에서 돌아와 짐도 풀지 않은 상태로 오셔 반짝이는 눈빛을 보여 주신 임이며,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환대해 준 언니들, 친구들, 동생들.

이 정성과 고마움을 내 주위에 나누고 잊지 않겠습니다.


고운 마나님을 2주일이나 빼앗겨 힘드셨을 만강 형부님께도 깊은 감사와 송구함을

전해 주세요.



해외지부 여러분이 자랑스럽습니다.

모두 모두 고맙고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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