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 Walden)....





바깥 출입을 하지 못하는 날이 이어지면서,

많은 시간 속,  전에 읽다 만 

500페이지나 되는, 이 책을 다시 들었다.


이 책은 핸리 데이빗 소로우가 

1845년 매사츠세츠 주의 콩고드, 월든 호수가의 숲 속에 들어가

통나무 집을 짓고 밭을 일구면서 

자급자족하는 소박한 생활을 2년 간 하면서 기록한 책이다.



소로우는 하버드 대학을 졸업했으나

안정된 직업을 갖지 않고, 

측량일이나 목수 등, 노동으로 생계를 유지한 사람이다.


나이 들면서 내린 생각은

삶은 단순해야  하며 

그래서, 나름

단순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소로우는 아주 젊은 시절에 

이러한 생각을 가졌다는 사실이 놀랍다.


 소로우는, 자유 인이면서, 자연 예찬론 자이다.







월든 호수가, 숲 속에 

조그만 낡은 집을 사서 허물어버리고,

그곳에 자기만의 구조로, 조그만 집을 짓는다.

낡은 집에서 얻은  쓸만한 목재를 추리고 숲 속 나무를 베어다

측량을 하고, 자신이 구상한 자신 만의 처소는

방 한 개. 책상 한 개. 의자 두 개 등, 아주 간소하다.


밭을 일구고

완전히 자급자족하는 생활을 한다.

가난하나, 거기서  그는 진정한 부를 누린다. 

이것이 그가 원하는 삶이다.


좀 떨어진 곳에 사는 어떤 집에는 

고기와 맥주 등, 좀더 나은 것을 먹기 위해 종일 나가 일하는 사람이 있다.

소로우는 적게 먹고, 구속 당하지 않고 자유롭게 살기 원하는 사람이다.

먹기 위해 스스로를 구속하고 종일 일하여 지친 몸으로 돌아오는

그런 삶을 안타까운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단순. 간소하게 사는 삶.

일을 두 가지나 세 가지로 줄일 것이며

백 만 대신에 다섯이나 여섯 까지만 셀 것이며...

얼마 전 드라마를 보다가, 

다섯이나 여섯 까지만 세며 살겠다는... 월든에서 나오는

이 구절이 나와서, 잠시 놀랐다.

왜 우리들은 쫓기듯이 인생을 낭비 해 가며 살아가는 것인가

간소한 삶을 살아 본 자 만이 그 즐거움을 알 것이다.


있는 것으로 족한, 욕심을 비운 삶.  

적게 먹고 많이 생각하고 사색하는, 자유로운 삶에

건강한 육체 노동이 함께 한다면,

누구나 진정한 자유의 삶을 맛 볼 수 있을 것이기에,

이미 그런 삶을 살고 계시는, 무소유의 법정 스님이 

이 책을 공감하고 좋아한 까닭일 것이다.


책 읽기는, 약간 지루하다.

그는 어떤 사물이나 생각에 사로잡히면, 

아는 지식을 총동원하여 설명에 설명을 더하고

글이 사방으로 튀어,

때론 갈피를 잡을 수 없어져, 지루하기도 하지만,

숲 속에서 경험하는 것들의 묘사가 신비롭기까지 하다.








그는 말한다.


"내가 숲 속으로 들어간 것은 인생을 의도적으로 살아보기 위해서 였으며,

인생의 본질적인 사실들 만을 직면해 보려는 것이 었으며,

인생이 가르치는 바를 내가 배울 수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던 것이며,

그리하여 내가 마침내 내가 죽음을 맞이 했을 때

내가 헛된 삶을 살았구나 하고 깨닫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였다.


나는 삶이 아닌 것은 살지 않으려고 했으니,

삶은 그처럼 소중한 것이다.


나는 생을 깊게 살기를, 인생의 모든 골수를 빼 먹기를 원했으며,

강인하고 엄격하게 살아,

삶이 아닌 것은 모두 때려 엎기를 원했다. 


우리의 인생은 사소한 일로 흐지부지 쓰이고 있다."(P.138 하단 부터)

                 


자연 예찬론 자 이면서 자연 관찰자인 소로우는,

자연을 놓아두고 천국을 이야기 하는 것이

지구를 모독하는 것이 라고 까지 말한다.


계절이 변하면서 변화하는 월든 호수와 숲의 모습과 

그 속에 사는 온갖 동식물에 대한 묘사가 재미있다.


호수의 주정꾼 개구리들, 미친 듯한 웃음 소리를 내는 되강오리.

콩밭을 망치는 우드척. 부엉이. 여우들에 대해서.


 월든 호수의 사계절에 대해,

겨울이 되어 호수가 두껍게 얼고, 녹는 과정을 세밀하게 관찰하여

년도 별로 얼음이 완전히 녹은 날까지 기록하고 있다.








그는 그의 인생에 공상과 사색 같은,

넓은 여백이 있기를 원했으며,

                                              

그의 만병 통치 약은, 

순수한 아침 공기 한 모금이라고 하였다.



맺는 말 가운데 들어있는, 좋은 말

몇 가지만 추려보면,


당신의 인생이 아무리 비천하더라도 그것을 똑바로 맞이해서 살아가라.

그것을 피한다든가 욕하지는 마라.


흠을 잡는 사람은 천국에서도 흠을 잡을 것이다.


당신의 인생이 빈곤하더라도 그것을 사랑하라.


지는 해는 부자의 저택이나 양로원의 창에도 밝게 비친다.

봄이 오면 양로원 문 앞의 눈도 역시 녹는다.

인생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사람은 그런 곳에 살더라도

마치 궁전에 사는 것처럼 만족한 마음과 

유쾌한 생각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약초를 가꾸듯 가난을 가꾸어라.

옷이든 친구이든 새로운 것을 얻으려고 너무 애쓰지 마라

사물은 변하지 않는다. 변하는 것은 우리들이다.









소로우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을

얼마나 즐겁고 귀하게 여기는지 잘 나타나 있는 그의  시를 소개한다. 


시 한 줄을 장식하는 것이

나의 꿈은 아니다.

내가 월든 호수에 사는 것보다

신과 천국에 더 가까이 갈 수는 없다.

나는 나의 호수의 돌 깔린 기슭이며

그 위를 스쳐가는 산들 바람이다.

내 손바닥에는

호수의 물과 모래가 담겨 있으며,

호수의 가장 깊은 곳은

내 생각 드높은 곳에 떠 있다.






1865년 45세의 나이로 죽음을 맞이 한 소로우.

병 문안을 갔던 친구 한 사람은,

"그처럼 큰 기쁨과 평화로움을 가지고 

죽음을 기다리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고 말했다.


노동의 삶을 살기를 기꺼이하고

가난까지도 긍적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당당함 일 것이다.



"북 소리가 박자에 맞든 종잡을 수 없든 간에 

자신의 귀에 들리는 북 소리에 맞춰 걷도록 하라.

남들과 보조를 맞추려고, 자신의 봄을 여름으로 바꿔야 하는가?"


세상의 영향을 주고 받는 이 시대.

어떤 하나의 대열, 

부류에 들어 맞춰 살기를 원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보내는, 소로우의 메시지가 

어디 선가, 들려오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