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치 않은 마음입니다






어둠이 내리고, 먼 동네 집들

불빛이 반짝이면

'거리에 가로 등불이 하나 둘 씩 켜지면...'   하는

김광섭의 노래가 떠오르며

무사한 하루가 감사하면서도, 왠지 모를 서글픔 또 안도감으로

오늘 하루도 지나갔음이 인식되어 옵니다.


집에만 있은 지도 거의 20일.... 

해가 뜨고, 또 해가 지면서

하루는 또 왜 그렇게 빠르게 지나가는 지요.







아들 부부도 집에서 일을 하기 위해

책상 한 개와 컴퓨터 한 대를 더 주문했고

운동 기구로 산악 바이크 한 대도 더 주문했습니다.


손주들이 마구 써 버리는, 얼마 남지 않은  냅킨을 절약기 위해, 

헝겊 냅킨으로 바꾸어 사용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집에서 일을 시작한 첫 주에는 

음식점에서 세 번. 투고 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집에서 하루 세 끼를 만들어 먹습니다.

밥. 떡 만두. 라면. 떡볶기. 타코. 파스타. 햄버거. 핫 독 등...

그래서, 가장 많이 없어지는 건 

예상 못한 키친 세제네요.


참고로, 

호울푸드 마켓이나 코스코에 주문을 하면

시간이 걸려 그렇지, 

배달이 오긴 합니다. 

마켓도 되도록이면  가지 않으려고요.


4월 19일에 영구 귀국하기로 한  영주권 자, 친구는

4월 2일에 돌아가게 되어

모든 정리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갔다고 합니다.


3월에 소식을 듣고도, 만나지 못했는데

이 모든 것이 종료되어, 평화가 찾아오면

한국에 나가 만나야 겠습니다.


비행기 티켓도 날짜를 4번이나 바꾸어, 벌금도 많이 물었다고 하네요.

3월 초만 해도 한국이 위험해 보였는데

이제 이곳, 미국이 더 위험해 졌으니, 되도록 빨리 가는 것이 좋을 것 같고

무사히 가도록 기도 해 달라고 합니다.

가는 동안 혹시라도,

비행기에서 감염 되지 않도록 기도 해야 겠습니다.








해 마다, 이 맘 때 가곤하던 

말리부 언덕, 포인 듐에 씨 다알리아도 활짝 피었을 테고

우리 동네 빅토리 트레일에도 유채로 뒤덮인 산이 

눈에 어른거리는데, 어제 타켓을 다녀오던 아들이 

가 보니, 트레일 입구가 닫혔다는 소식입니다.









대체로 단순했던 나의 삶이,  집 바깥에 나가지 않으니

삶이 더 단순 해 졌습니다.


다섯이나 여섯 까지만 세는 단순한 삶을 살고 싶다고

어떤 드라마에서 말하는데

그게 바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월든'에서 나오는 말인 것을

요즈음 읽고 있는, '월든'에서 알았답니다. 

꽤 두툼한, 전에 200페이지까지 읽고 덮어 두었던 

                                                 별 재미없는, 지루한 책입니다.                                                                                    




지난 해 랭캐스터에 핀 파피 꽃.....



여행도 자유롭게 했습니다




매일 마당에 나가 풀 뽑는 일도 취미가 되다시피  되었고

아이들은 애벌레도 잡아 관찰하고 담도 뛰어 넘고

온갖 개구장이 짓은 다 하면서, 재미있게 보내지만

드디어 온라인 학교 수업이 시작 되었네요.




비 오는 날, 아이들은 이렇게 놀고....



지난 년 말에 누가 무더기로 준 책 가운데

한수산 작가의 소설도 한 권 읽었습니다.

옛날 책이어서 잔 글씨로 370 페이지나 되는 책을 3일 만에 읽었고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도 보고 있습니다.

요즘, 저녁에 프리로 메트로폴리탄에서 내 보내는 오페라를 보고 있는데,  

대체로 2시간이 넘어 보다가 중단하게 되고

뉴스라도 한 번 더 보게 되어,

일찍 잠 자고 싶지 않은 날들입니다.


며칠 전,  2020년 헐리웃 보울 프로그램이  있는

전단지가 왔습니다.

6월이 오프닝인데, 그 때 쯤은 

우리를 위협하는 바이러스가 다 사라지고

정상적이고도 안온한, 일상으로 돌아 갈 수 있을까 하는

불확실 한 기대가

우리를 서글프게 합니다.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내 블로그에서 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