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부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33.허민희
인일의 정신을 드높히는 해외동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구름이 가득한 하늘.....
하늘 가득, 가득 찬 구름 구름들....
우리 집은, 거실에서도 하늘이 쉽게 보인다.
먼 집과 산 위로 가득 펼쳐지는 하늘.
볼 때마다 가슴이 툭 트이고 시원하다.
세상은 수런수런 불안하여, 긴장 되지만,
잠시 이 속에 있으면, 평화가 있는 듯하다.
비구름이 섞여있는 요 며칠은
어두운 회색과 함께 운치를 더해준다.
비구름. 먹구름. 검은 구름....
먼 여행의 향수와 그리움을 더해주는 것들.
비와 바람과 구름...이런 것들을 생각하면
스무 살 어릴 적에
나는 이런 것들,
잡을 수 없는 이런 자연의 무상 함을 사랑한다고 말했다가
그 말에 심하게 질투하는 어떤 사람도 보았다.
헤르만 해세의 책을 여러 권 읽고 좋아했지만
헤세의 이런 시가 있는 줄, 스무 살에는 몰랐다.
흰구름 / 헤르만 헤세
오, 보아라,
잊혀진 아름다운 노래의 조용한 멜로디처럼
푸른 하늘 가를 계속 떠도는 흰 구름을.
긴 여행 속에 방랑의 슬픔과 기쁨을
알지 못하는 사람은
흰 구름을 이해할 수 없으리.
나는 태양과 바다와 바람과 같은
하이얗고 정처 없는 것을 사랑한다.
그것들은 고향을 떠난 나그네들의
누이이며 천사이기에.
어쩌면 이런 감성이 통했기에
그의 글을 더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얗고 정처 없는 것들...'이라고?
그의 책 <지와 사랑>에서
유랑하며, 인생의 기쁨과 슬픔을 알아가는
골드문트를 생각나게 하는 글 구절이다.
여기 하늘은 대체로 구름 한 점 없이 맑고 파랗다.
그래서 언젠가 화가 애니는
'여기 하늘은 보링(boring)해요' 하던 말이
하늘색이 너무 밍밍할 때마다 떠 오른다.
검은 비구름을 보면,
'검은 구름 하늘 가리고 이별의 날은 왔도다'....하는
노랫 말도 생각이 나고
비가 기다려진다.
네브라스카 오마하에 살 때,
맑은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면서
천둥 번개가 치고, 세찬 비가
양동이로 쏟아 붙듯이 내려서
순식간에 길에 빗물이 가득했던 기억은
이제 추억 속 한 장면이 되었다.
저녁 노을 속에
부갠벨리아 꽃 사이로
넘어가는 해와 구름이 한 편의 시가 되는 사진은
언젠가 케티 뮤지엄에서 건진 것이다.
구름과 나 / 정연복
하늘에 구름
흘러 흘러가네
저 높이 하늘에 살면서도
하늘은 제 집 아닌 듯
나그네같이 유유히
흘러 흘러가네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는 저 구름은
있어서도
늘 흘러 만 가네.
구름 같은 것이
인생이라면
이제 나도
구름 되리라
있는 듯 없고
없는 듯 있으며
마치 이 지상(地上)은
내 집 아닌 듯
쓸쓸히 가벼이
흘러 흘러 가리라.
시인은 구름을 나그네에 비유했다.
욕심을 비우고, 집념을 버리고
유유자적 살아가는 멋진 인생......
그 분께 모든 것을 맡기면,
가볍고, 진정 삶이 편 할 텐데,
자유로울 것인데......
나도 구름을 참 좋아하는데...
좋은 시들과 함께 운치 있는 글 고맙네.
이제 봄이 오고 있어.
이곳은 벌써 여름같이 느껴질때도 있지만.
구름 가득한 하늘을 보면서 행복한 마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