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사는 동서가 카드 한 장을 전해왔다.

주소는 동서네 주소인데 이름은 내이름이다.

이게 어찌 된걸까.

 

명자, 장명자

뉴욕에 사는 친구

한동안은 서로 연락이 닿아서 소식을 나누다가 어느날 무소식이 되어버린 친구 

미국 동서네 집에 있던 내 수필집을 동서가  자기집 주소로 보내주었고 명자는 답장 카드를 동서네 집으로 보냈구나

 

명자를 찾아야할텐데 우선 한국에 사는 인옥에게 물었다.

자기도 소식이 끊어졌다면서 오히려 나에게 묻는다.

한동안 찾다가 그냥 포기하고 말았다. 그래도 마음 속으로는 언젠가 연락이 닿을거야 하는 희망을 놓지않았다.

 

어제, 바로 어제

야베트라는 이름으로 메일 한 통이 들어왔다.

야베트라, 아 영완이구나

미국에서 변호사로 활동한다는 친구

프로필에는 아직도 미주동문 파티에서 만났던 젊은 모습이 남아있다.

--금재야, 너 아직도 캘거리에 사니

--그러엄

--우리가 14기 카톡방을 만드는데 너를 초대하려해

--고마워

 

영완이가 카톡방을 열고나니 아는 이름과 모르는 이름들이 나란히 한줄로 서서 인일여고 교정에서 사춘기 소녀들처럼 웃고있다.

 

얼마 후 카톡에 영 안이라는 이름으로 친근한 메세지가 떴다.

처음에는 순간적으로 친정 아랫집에 살던 안영자인가 하였다.

그러나 아래 동영상을 보니 바로 내가 그렇게 간절하게 찾던 장명자였다.

 

지금도 기억력 좋은 명자는 지난 시간 우리가 함께 공유하였던 스토리를 다시 물었다.

--두 손자들 많이 컷겠다

--우리 시어머니 편찮으실 때 네가 건강식품 보내주었지, 책도 보내주고

 

여전히 현직에서 근무하는 간호사답게 목소리도 생기있고 정겨운 친구 명자

 

명자야

우리 코비드 지나면 만나자

뉴욕으로 RV 몰고 갈게

로키에도 함께 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