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리운 날들 / 한 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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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연기 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냐

 

달빛 풀어 논 냇물에

손발을 씻고

흩어졌던 식솔들 모여서

다함께 숟가락 들 수 있다는 것이...

 

고단한 하루를

한 술 한 술 떠

저마다 뜨거운 가슴에 퍼담으며

사랑으로 지샌 날들,

생각해 보면

아득하여라

 

그리운 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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넉넉함과 따듯한 시선, 우리 시대 서정시인-



-한성산 <내 그리운 날들> 전문

-넉넉함과 따듯한 시선,

 

우리 시대의 서정시인-

 

한성산 시인은 인제 출신이다.

20여년간 봉직했던 우체국 집배원 생활을 정리하고

내설악 조리미골에서 몇 뙈기 채마밭을 일구며

틈틈히 글도 쓰고 있는 농부시인이다.

 

어느 시인은 그를 두고

인제가 낳은 우리시대 최고의 서정시인이라고 격찬한 적이 있다.

그러나 기실 그 말은 결코 격찬이 아니며,

더하고 뺄 것도 없는 한성산 시인에 대한 올바른 평가이다.

 

단촐하고 짧은 행간 속에 담긴 아름다운 시편들은

그의 진정하고도 아름다운 삶,

자체에 다름아니다.

 

고단한 하루해가 대암산 너머로

구불텅 기울고 이내 잿빛 어둠이 밀려오면

달빛 풀어 논 냇물에 손발을 씻고

저녁 연기 피어오르는 사람의 마을로 향하는

가난한 시인의 눈은

온통 그리움으로 일렁인다.

 

그 집집마다 에는

흩어졌던 식솔들 모여

고단한 하루를 한 술 한 술 떠

서로의 가슴에 넣어 주는

지순하고 맑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

 

어찌 아름답지 않을 수 있는가!!!

세상을, 사물을, 넉넉하고 따듯하게 포용하는 시인....

그러기에 그의 시선이 닿는 어느 곳이나

선홍빛 노을 아름다움을 피워 내고 있는 것이다.

 

그에게 사랑한다는 엽신을 띄우며,

언제 자투리 시간이 나면 저기 어디쯤 노란 냉이꽃,

자주색 달개비꽃 다문다문 우거진 밭두렁길에 쭈그리고 앉아

넉넉하게 막걸리 잔이라도 돌릴 수 있는 날을 기약해본다.

 

-산수유 노란 꽃망울이 몸 열기 시작하는

 

내설악 향로봉자락에서   <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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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vorak Humoresque No7 in G flat Major




*사진-3월의 한국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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