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파티 일주일 전 전화 한통을 받았습니다.

사정에 의해 사진사를 급히 구해야 한다는 내용이였습니다.

알아 보겠다는 자신없는 대답을 하고 전화를 끊었지만 

맨붕 상태로 몇분을 보냈습니다.


옵션은 두가지...1. 외국인 사진사 급구, 2. 부탁하기 아주 불편한 아들...


결국 라스베가스에 출장 간 아들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신호가 가는 동안 아들의 잠시 복잡할 머리속을 계산해 봅니다.


"별로 좋아하지않는 엄마... 그리고 그 엄마와 비슷한 나이의 어르신들 80분" 


아마도 작년에 이어 또 다시 생각하고 싶지 않은 파티전경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불안에 떨고 있는데

"예" 하는 소리가 전화를 통해 들려옵니다.


더듬거리며 사정얘기를 늘어놓은 뒤 생각해 보라는 말만 남기고 

뒷덜미 잡힐까  두려워 전화를 빨리 끊었습니다. 


저녁시간에 아들의 전화가 왔습니다.

"NO"라는 답을 들으면 어찌해야하나 걱정속에 전화를 받자

"YES"라는 대답과 함께 조건을 붙입니다.

사진의 질에 대한 불평은 사양하겠다는 조항이였습니다. 

"OK" 짧은 대답으로 전화통화는 끝났습니다.


파티에 4:30PM까지 도착하기로 했던 아들이 4:55PM분까지 모습을 드러내지 않습니다.

5:10PM이 되어서야 도착한 아들에게 옛날같으면 한바탕 쏟아부었겠지만

조심스럽게 "차가 많이 밀렸지?" 

완전 겉과 속이 다른 한마디를 던지고 서둘러 장비를 챙겨 파티장으로 올려 보냈습니다.


파티는 무사히 끝났습니다.

그러나 그 후 사진처리과정이 저에게 큰 숙제로 남아 있었습니다.

한동안 홈피를 멀리하고 지냈기도 했지만 

작년 사진작품들의 수준을 너무도 확실히 기억하고 있는지라 

11기들의 사진을 보정작업하여 홈피에 올리는 일은 하루 밤을 설쳤지만 대안이 나오질 않았습니다.


고민 중인 저에게 한통의 전화가 왔습니다.

흑기사에게 도움을 청해보라는 내용이였지요.


그때 정신이 번뜩 들었습니다.

아!  나에겐 흑기사가 있었구나... 

요청을 들어주실 지 모르지만 일단 들이대보기로 결심하고 

해외지부에 흑기사가 나의 요청을 받아주기를 기대하며  글을 올렸습니다.


흑기사는 저를 난관에서 구해주려는  마음 하나로 은밀히(카톡으로 ㅋㅋ) 제게

도움을 약속하셨습니다.


이틀 밤을 세우며 남이 찍은 사진을 보정작업하는 어려움을 견뎌내시며 

아주 휼륭한 슬라이드를 제 아이디로 올려주셨습니다.

참으로 고마운 분입니다. 감사합니다 흑기사님.


지금 그 흑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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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기사님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은 안해도 된다하시며 삐지지나 말라고 하신 말씀 기억할께요. 헤헤..

사진작가일때 엄첨 쒝쉬한 흑기사님을 존경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약속드립니다.

작년에 오셨을때 가기로 했다 못 간 antelope canyon 다음엔 꼭 모시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