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눈에 알라스카의 하늘이 얼마나 파란지, 
공기가 진짜로 청명할 것이 마음으로 그냥 느껴졌다.
앵커리지 비행장에서 렌트카 차례를 기다리는 시간이 상당히 걸렸는데 
창밖으로 내다보이는 그 파란색 때문에 지루함을 이겨낼 수 있었다.
아, 드디어 알라스카에 왔구나, 감동과 흥분이 몰려오니까 그냥 실실 웃음만 나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십오년전쯤, 남편이 막내아들 대학 졸업기념으로 

둘이서만 알라스카를 다녀온 가상한 아빠 노릇을 한적이 딱 한번 있었다. 
그후로부터 마누라를 데리고 알라스카에 다시 가야한다고~ 가야한다고~

거짓말 하나도 안 붙이고 백번은 부르짖었다.
그렇게 알라스카가 좋다고 하더니 드디어 이제 마누라를 대동하고 온 남편, 고맙다.  

간신히 비싼 렌트카(열흘간 천불 조금 넘었음)를 얻어 가지고 앵커리지 숙소로 가는 길에 

한국 식당 간판이 눈에 띄자 우리는 미국 음식 먹을 예정을 단번해 수정하여 

우리의 친애하는 한국 음식을 먹기로 했는데... 
피닉스에서 먹은 것보다 더 맛있게 풍성히 먹을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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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어잡이 현장



 저녁에 짐을 풀고 구경거리를 찾아. 무작정 밖으로 나갔다. 
해가 늦게지는 곳인데다가 한시간이 늦게가니 서너시간을 번 셈인가,
바닷가로 나가는데 철길이 막혀서 돌다가 돌다가 만난 곳은 바로 우리가 보고싶어하던 장면!
연어잡이의 현장이었다. 

                        남이 잡은 것으로 폼만 잡으면 뭐하는데? ㅎㅎㅎ


수많은 사람들이 물속에 허벅지까지 닿는 장화를 신고 들어가 첨벙대며 
연어 낛시에 열중하는 장면을 발견하고 얼마나 재미가 나던지! 
더구나 연어를 실시간 눈 앞에서 여기저기서 잡는 것이었으니 ..
첫날부터 소기의 목적하는 바를 한가지라도 이룬 것 같아 재미가 났던 것이다.



Insun Rhee님의 사진.    Insun Rhee님의 사진.

다음날 아침 호텔에서 주는 음식을 먹은뒤 부지런히 발데즈를 향해 

밥 한솥을 만들어 가지고 떠났다.
화이어 위드 라는 들꽃이 휴샤 색갈로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들판을 수도없이 만났다.
앵커리지 시가도 그렇고 상점들도 그렇고, 알라스카는 여름이 짧은데도 불구하고 

꽃을 많이 피우고 있었다.
꽃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사는 곳이라고 말하겠다.

길 떠난지 얼마 안되어 명경같은 호수에 비쳐진 눈 덮힌 산의 웅장하고 깨끗한 자태를 보는 감동이란 

감탄사가 부족할 지경.
과연 알라스카의 명성답게 아름다운 곳을 찾아 

귀한 풍경을 감상하며 점심을 먹으니 완전 신선 놀음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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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딩톤 빙하
 Insun Rhee님의 사진.
 하마트면 지나칠뻔 했는데 일부러 지나친 곳을 다시 돌아가 보니
아, 그리도 멋진 빙하를 두고 갈뻔 했다.
빙하가 녹고있는 바로 그 지점까지 아무나 원하면 삼십분 이상 걸어 올라가서 구경을 할수가 있었는데
캐나다 글레이셔스를 보던 때와는 또 다른 깊은 감동을 맛보게되었다.

얼마나 빨리 물이 흐르고 있는지...

눈녹는 속도가 가속화 되었다고 하더니 포근한 날씨에 빙하는 쉴새없이 녹고 있었다.
그 앞에 잠시서서 태고의 소리와 향취를 맛보니 뼈속까지 시원하기도 하며 한편 걱정도 된다.

눈과 얼음이 없는 알라스카가 되면 어쩌나...


그 깨끗한 공기와 엄청난 규모임에도 아무도 장사하는 사람도 없고 구경군도 복잡하지 않았다.
캐나다에서는 버스타고 들어가서 많은 시간과 돈도 많이 내고 구경했는데 
이곳에선 자기 발로 걸어서 관람을 하니 한갖지고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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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 호수

조금 더 가다보니 블루베리 레잌이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는데 또 지나쳤다가 돌이켜서 들어갔다. 

투어관광의 좋은 점도 있겠지만 자동차를 손수 운전하는 여행은 일정에 매이지 않아서 

이래서 좋은 것이다.
거기서 우리는 노다지를 만났다. 


그곳에 RV를 정박하고 있는 미국인에게 물어보았다.

이름도 블루베리 호수이니
여기 혹시 블루베리가 있느냐? 어디있는 줄 아느냐?


한국사람은 서로 안 가르쳐 준다던데 그이는 곧장 일부러 앞장 서며 

자세히 가르쳐 주는 것이었다.
나중에 앵커리지에서 만난 부인에게 그 비밀의 장소를 알려주니 너무나 좋아하는 것이었다.

현지인들도 그곳에 살아도 어디에 많이 있는 것은 잘 모르는 모양이었다.

요즈음 블루베리 제철이라는데 이 글을 보고들 찾아가면 좋겠다.


     Insun Rhee님의 사진.  Insun Rhee님의 사진.   


땅에 붙어 기는 블루베리 밭! 언덕 전체가 블루베리로 덮혀있었다.

나는 블루베리 나무는 제법 키가 큰줄만 알았는데 이곳은 날씨 탓인지 난장이들이다.
영양 만점의 항산화 식품이요, 알라스카 야생 블루베리가 자연산 중 최고품이라며  

안내자는 극구 자랑을 한다.

우선 따서 실컷 먹고 일행 넷이 따서 모으니 금방 한 봉다리에 그득 차는 것이었다.
남편은 아예 밭에 누워서 채취를 하며 즐거워한다.
얼마나 많은지 한도 끝도 없다.
이때 따서 가지고 간 블루베리는 과일값 비싼 현지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알라스카에 도착한지 만 24시간이 지나기도 전에 우리는 이처럼 황홀한 일들을 수도 없이 만났으니

앞으로 열흘이 얼마나 흥미 진진할 것인지 기대감으로 부풀었던 첫날이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