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지부 | 포토갤러리 | - 게시판담당 : 33.허민희
인일의 정신을 드높히는 해외동문들을 위한 공간입니다.
타는 듯 화려한 비숍의 가을....
오래 기다려 왔는가
화려해서
아픈 시간이 흐르고 있다.
빛의 향연...
곧 다가 올 어둠은 모른 채하련다.
오라,
가장 불타는 모습으로
이제 우리
잠시
멈추고 숨을 고르자...
가을 들녘에 서서....홍 해리
눈 멀면
아름답지 않은 것 없고
귀 먹으면
황홀치 않은 소리 있으랴
모든 것이 가득하니
다 주어 버리고
텅 빈 들녘에 서면
눈물겨운 마음자리도
스스로 빛이 나 네
*가장 아름답게 물든 시간에
Bishop에 다녀 왔습니다.
Lake Sabrina와 North Lake풍경입니다.
가을, 아득한
마종기 / 시인
야 정말, 잎 다 날린 연한 가지들
주인 없는 감나무에 등불 만개 밝히고
대낮부터 취해서 빈 하늘로 피어오르는
화가 마티스의 감빛 누드, 선정의 살결이
그 옆에서 얼뜬 미소로 진언을 외우는
관촉사 은진미륵, 많이 늙으신 형님.
야 정말, 잠시 은근히 만져보기도 전에
다리 힘 다 빠져 곱게 눕은 작은 꽃,
꽃잎과 씨도 못 가린 채 날아가버리지만
죽은 풀, 시든 꽃가지, 잡초 씨까지 모두 모아
뜨거운 다비(茶毘)에 부쳐 사리나 찾아보고
연기 냄새 가볍게 품고 꽃을 떠날밖에.
?
저 산에 흥청이는 짚은 단풍에 비하면
옳다, 우리들의 일상은 너무 단순하다.
산 너머 저 쪽빛 바다에 비하면
옳다, 우리들의 쪽배는 너무나 작다.
그러니 살아온 평생은 운명일밖에,
눈을 뜬 육신의 마주침도 팔자일밖에.
?
멀고 가까움, 높고 낮음이 가늠되지 않는
야 정말, 아득한 것만 살아남는 이 가을,
어렵게 살아온 천지간의 이가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