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희언니가 선물로 모두에게 나누어준 입춘대길을 신바람나게 가져왔다.

입춘날이 언제인고 보니 2월 4일이라 날짜가 조금 남았길래 거실 테이블 위에 놓곤

혹시 다른 잡지와 섞여있다가 폐종이박스통에 휩쓸려 버려질까봐

아파트 현관 안쪽에 붙였다.

 

과거에는 대문이나 기둥에 붙였지만 아파트 문화로 인해

현관 밖에 입춘대길을 붙인 집은 볼 기회가 점점 줄어드는 시대라

현관 안쪽에 붙인후  4일날 일찍 밖에 붙여야지 그런 마음이었다.

 

이런 것은 밖에 붙여야지 안에 붙이면 되냐고 신랑이 한소리 한다.

내 원참 !누가 모르남.

1월 30일이니 4일까지 날짜가 멀었으니 나중에 밖에 붙이려한다니까  날짜가 대수냐며 떼려한다.

나도 나대로 고집을 피우며 나중에 붙여야 한다고 옥신각신하다

종이가 한지라 얇아 스카치테잎 붙인쪽  끝이 조금 찢어졌다.

좀 져주면 어디 덧나나.

고집고집을 피여 떼어나가 결국 현관 바깥에 붙여놓고 중국어로 읽어대며 잘난 척을 한다.P1020864.jpg

신랑이 나간 다음 다시 안쪽에 붙였다가 귀가즈음에  밖에 원상태로 하려 했지만

종이가 얇아 자꾸 찢어지려해 포기를 했다.

애들은 애들대로 이게 뭐냐며 입춘대길을 낯설어한다

 

좌우지당간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오늘은 2월 2일이다.

 

솔직히 현관앞에 붙여서 볼 외부사람은 앞집식구들 밖에 없을터인데

내가 괜히 어색한  생각을 했나보다,

나가서 사진 한방 팍~ 찍어왔다.

문패의 우리집 홋수는 살짝 지웠슴다.

 

영희언니 고마워요.

복 많이 받으세요